외식업계, 직원 쉐프도 발굴
'대박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외식 업체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뜨겁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일반인으로 구성된 메뉴 평가단을 운영하거나, 파워 블로거 시식단을 통해 의견을 구하는 일은 예삿일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닌 소비자를 쉐프(요리사)로 직접 고용하거나, 직원 가운데 재능 있는 사람을 간판 쉐프로 내세우고 있다.
도미노피자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회사가 지난해 12월 신제품으로 출시한 '차슈차슈 피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열린 2010 제 1회 도미노 크리에이티브 피자 콘테스트 최우수 작품.도미노 피자는 차슈차슈 피자를 출시한 지 한달 동안 제품 판매실적이 10만 판을 넘을 경우 콘테스트 우승자에게 최대 1,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피자는 판매시작 13일 만에 목표 판매량을 채웠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통상 소비자 공모전 등에서 채택된 아이디어는 신제품 개발의 밑그림을 제공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차슈차슈 피자의 경우 공모전에 참여해 수상한 소비자가 쉐프 자격으로 직접 제품의 레시피 개발부터 출시 전 과정에 관여했다. 1회 대회에서 건진 소비자의 아이디어로 큰 재미를 본 도미노피자는 17일부터 제 2회 크리에이티브 피자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도 지난해 쉐프 콘테스트를 통해 선발한 소비자 출신 쉐프로 대박을 터트렸다. 당시 쉐프로 뽑힌 박성우씨에게 1년간 서호주를 여행하면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아웃백이 2010년 내놓아 최고의 효자 상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스테이크&치즈 킹 프로운'을 비롯, 올해 새롭게 선보인 한정 메뉴들은 박씨가 서호주를 돌며 개발한 것들이다.
또 다른 외식업체 베니건스는 소비자 쉐프를 발굴하는 대신 기업 내부에서 숨은 인재를 찾고 있는 케이스. 베니건스는 지난해 연구 개발(R&D) 센터를 확장하고 메뉴 개발은 물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적 소양과 기술을 갖춘 쉐프를 직접 육성하고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메뉴개발 올림픽'을 열어 직원들이 개발한 요리를 정규 메뉴에 반영하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사실 소비자들 가운데 뽑은 아마추어 쉐프는 프로 요리사들에 비해 전문성에서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메뉴 아이디어가 참신한데다, 기발한 재료 조합 등을 통해 갈수록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트렌드와 취향을 맞추기에는 제격이어서 업체와 소비자의 협업을 통한 메뉴개발 방식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수제 도미노피자 마케팅본부 상무는 "일반 소비자의 신메뉴 프로젝트 참여가 외식업계에게는 신선함을, 참가자에게는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있어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외식업체들이 이 같은 기회를 더욱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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