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이호진 회장 구속

檢, 3000억대 비자금 사용처 본격 수사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원곤)는 회삿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태광그룹 이호진(49) 회장을 21일 구속했다. 서울서부지법 진철 영장전담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 회장은 태광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생산량을 조작하고, 세금계산서 없는 무자료 거래를 통해 제품 일부를 빼돌려 팔거나 임직원에게 허위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42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회장 직위를 이용해 회사 자산과 비상장 주식 헐값 인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타 기업의 비상장 주식 인수 등으로 수백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날 구속됨에 따라 임직원 명의 등으로 관리된 7,000여 개의 차명 계좌와 차명주식계좌에서 발견된 3,000억원 대의 비자금의 사용처와 조성 경위 등도 추가로 밝혀낼 방침이다.

한편 서부지법은 회삿돈 8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태광그룹 계열사 티알엠의 이성배 대표(55)와 3,800만원의 공사대금을 빼돌린 혐의가 있는 또 다른 계열사 배모(51)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