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최근'복고 현상'이 눈에 띈다. 한동안 뜸했던 30대 베테랑들이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2009년 득점왕과 MVP를 거머쥔 이동국(전북)과 지난해 MVP 김은중(이상 32ㆍ제주)은 '묵은 장 맛'을 제대로 보여줬다.
90년대 후반 부평고 재학 시절 '차세대 간판 재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박용호와 최태욱(이상 30ㆍ서울)은 어느새 서른 줄에 접어들었다. 이들은"진정한 축구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박용호와 최태욱은 2000년 안양 LG(서울 전신)에 입단, 데뷔 시즌 정규리그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이후 두 사람이 나란히 챔피언 시상대에 서기까지 10년 세월이 걸렸다. 두 번이나 K리그 정상 등극의 기쁨을 함께 누린 둘의 새로운 목표는 아시아 정상 정복이다.
최태욱은 "서른부터 축구에 눈을 뜬다고 한다.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새해 목표를 밝혔다. 최태욱은 K리그에 입문한 후 정규리그에서 세 번이나 우승을 경험했지만 아시아 정상을 아직 밟아보지 못했다. 아쉬운 기억이 많기에 우승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하다.
주장 박용호는 '새로운 서울'의 성공 가능성을 낙관했다. 서울은 정조국(오세르), 김진규(다롄), 최효진, 김치우, 이종민(이상 상무) 등이 이탈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외부 영입이 없다. 그러나 박용호는 "선수가 좋다고 해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성남의 예에서도 알 수 있다. 서울의 팀 컬러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며 선수 영입이 전력 보강의 전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팀에는 아직 충분한 기회를 잡지 못한 자원들이 많다. 그들이 떠난 선수들만큼 성장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태욱과 박용호는 "젊은 선수가 워낙 많아 어느새 팀 내 두번째 연장자가 됐다. 후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새로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그라운드 안팎에서'나이 값'을 제대로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남해=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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