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독사' 최철한이 끝냈다. 제12회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마지막 라운드서 한국팀의 네 번 째 선수로 출전한 최철한이 막판 4연승을 거둬 한국에 우승컵을 안겼다. 3년 연속 우승이자 통산 10회 정상 정복이다.
최철한은 이번 우승으로 농심배에 다섯 번 출전해 다섯 번 모두 우승을 맞보는 진기록을 작성했고 특히 이번 대회서는 직접 자기 손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끌어내서 기쁨 두 배다.
한국 팀은 지난해 10월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개막한 농심배 1라운드 첫 경기에 이세돌이 1장으로 출전했으나 불과 2승 밖에 거두지 못하고 중국의 준비된 저격수 시에허에게 패해 중도 하차,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후 시에허가 4연승을 기록하고 일본의 4장 다카오 신지가 2승을 챙기는 동안 한국은 목진석이 단 1승을 거두는데 그쳐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해 12월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부터 전세가 역전됐다. 최철한이 다카오 신지의 3연승을 저지한 후 지난 18일~20일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저우루이양, 유키, 콩지에 등을 잇달아 물리쳐 한국의 우승을 확정 지웠다. 주장 이창호가 출전도 하지 않고 한국이 우승한 건 2008년 10회 대회 이후 두 번 째다.
최철한은 이번 대회서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작은 실리에 연연하지 않고 시종일관 상대를 힘으로 밀어붙여 기어이 승리를 이끌어냈다. 중국 주장 콩지에와의 최종국에서는 종반 무렵까지 약간 불리한 형세였으나 마지막 순간에 기막힌 묘수를 찾아내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
최철한은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서 올 1월에는 랭킹 3위로 올라섰으며 현재 진행 중인 천원전 결승전에서 이태현에게 2승을 거둬 타이틀 획득이 유력하고 국수전 도전기서도 이창호와 1승1패를 기록하고 있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한 분위기다.
이번 한국팀의 농심배 우승은 지난 주 정관장배서 신예 여전사 문도원이 사상 최초의 7연승을 거두며 1라운드를 싹쓸이 한 데 이은 쾌거로 단체전에 강한 한국바둑의 전통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농심배 우승상금 2억원은 이창호 이세돌 최철한 목진석 박승화 등 출전선수 다섯 명에게 대회 성적을 감안해 배분된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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