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계한 리영희 교수 '인문학적 글' 선집
희망/ 리영희 지음
지난해 12월 타계한 '우리시대 사상의 은사'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대표적 글을 모았다. 2006년 12권으로 출간된 <리영희저작집> 에서 리 교수의 생각과 사상을 온전히 담고 있는 글을 추려 모았다. 책을 펴낸 문학평론가 임헌영씨는 "정세분석으로 널리 알려진 사회과학적인 논문보다는 오히려 그런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도록 연동해낸 사상적인 바탕을 다룬 인문학적인 글들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리영희저작집>
"나의 서재에는 선생 휘호의 복사물 한 폭이 걸려 있다. 다음과 같이 풀이할 수 있는 오언절구다. '눈길을 걸을 때/함부로 밟지 마라./내가 걷는 발자국이/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임을 명심하여라.'"('그리운 김구 선생'에서)
'D검사와 이 교수의 하루' '<우상과 이성> 일대기' '키스 앤드 굿바이' '하늘을 나는 새에게서 배우자' 등을 통해 리영희의 인문주의자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 그는 중국의 문호 루쉰(魯迅)을 글쓰기의 사표(師表)로서 존경해 글 곳곳에 루쉰의 글이 인용돼 있다. 한길사ㆍ660쪽ㆍ2만2,000원 우상과>
■ '정치 혐오' 진보파들에게 띄우는 정치 순기능론
정치의 발견/ 박상훈 지음
정치는 더러운 것이고, 정치가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게 우리 사회의 상식이다. 따라서 '정치하지 말라'는 견해가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정치를 하라'고 말한다. 정치는 놀라운 분야이고, 특히 민주주의에서는 모두가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학 박사이자 출판사 대표인 저자는 특히 공익적 열정을 갖춘 우리 사회의 진보파들이 정치를 무시하지 말고 정치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진보 안에서 정치와 민주주의가 잘못 이해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반(反)정치주의'를 논박한다.
진보적이되 정치적이고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요지다. 과거 인간과 정치를 진보적 이념에 따라 개조하려는 시도는 효과도 없었고 옳은 일도 아니므로 진보적 인간, 진보적 정치가 아니라 인간적 진보, 정치적 진보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적 실천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민주주의에 대한 잘못된 관점과 비판은 어떤 것인가 등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폴리테이아ㆍ336쪽ㆍ1만1,000원
■ 業과 유전자 무슨 관계… 불교와 진화론의 만남
붓다와 다윈이 만난다면/ 안성두 외 지음
불교와 진화론의 관계를 불교학자, 면역학자, 생물학자, 철학자, 과학기술사학자가 고찰했다. 서양에서는 불교와 과학이란 두 영역간에 대화가 이루어진 지 오래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대화가 드물다. 이 책은 국내에서 불교와 진화론의 만남을 다룬 첫 시도다.
안성두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사회생물학이 중요시하는 유전자를 불교의 업(業)에 의해 조건지어지는 것으로 해석해 양자의 양립가능성을 제시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사회생물학의 연구주제인 이타성과 불교의 측은지심과의 관계를 검토한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진화라는 개념을 상호작용에 의한 변화 누적이라는 미시적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선종에서 강조하는 일상생활에서의 삶의 문제로 통합하려 한다. 이한구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는 진화론적 윤리의 최고 단계인 생명 평등주의가 불교의 불살생과 자비라는 생명윤리가 만난다고 말한다. 다윈 탄생 200주년인 2009년 11월 대한불교진흥원에서 열린 '불교와 사회포럼'학술대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서울대출판문화원ㆍ 308쪽ㆍ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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