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 재선 캠프를 차리고 연임 캠페인에 돌입한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은 20일 시카고 트리뷴은 "대통령의 핵심 전략가인 백악관 선임고문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25일 대통령의 국정 연설 후 선거본부 선발대로 시카고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약 2개월 뒤 연방선거위원회에 공식 재선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자금 모집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확히 임기 절반을 지낸 시점에서 재선 운운은 너무 이르다는 시각도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최근 지지도 상승이 호기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리조나 총격사건 추모행사에서 51초간 침묵하며 국민정서를 자극한 그는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오른 53%의 지지도를 회복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무난히 마무리지어 재선 운동에 전념할 환경도 마련됐다. 1억달러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모집하기 위해서라도 서둘러야 한다.
선거운동 지휘부가 워싱턴과 시카고로 이원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발판으로 시카고를 선택한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30년 동안 재선에 성공한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모두 백악관 인근에 선거본부를 차렸었다. 이에 대해 2008년 오바마 선거캠프를 총괄 지휘했던 데이비드 플러프 백악관 선임고문은 "백악관이 아니라 국민이 재선운동을 벌인다는 것이 이번 선거운동의 기본 철학"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당시 '반(反)워싱턴, 반(反)기득권', 미국 중부의 중산층 출신이라는 이미지의 덕을 보았다. 트리뷴은 시카고에는 든든한 자금줄을 쥔 충성심 깊은 시카고 사단이 포진해 있고, 둘째 아이오와 오하이오 미주리 등 부동표가 많은 주와 가까우며, 오바마를 반기지 않는 워싱턴 정치비평가들을 멀리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기 후반기를 선거 모드로 전환하면서 오마바 대통령의 백악관 가신 그룹은 시카고에서 다시 결집할 전망이다.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 짐 메시나가 선거본부를 총괄 지휘하며, 액설로드 선임고문 외에 '오바마의 입'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도 백악관을 떠날 예정이다. 대신 10일부터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출근중인 플러프가 백악관과 시카고 사이의 다리 역할을 맡는다. 백악관의 줄리아나 스무트 사회담당 비서관, 패트릭 개스퍼드 정치담당 국장도 캠프에 합류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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