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NEC와 레노보(聯想)가 컴퓨터 사업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중일 주요 기업의 사업 합병 협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레노보가 올해 안에 NEC 컴퓨터 사업회사에 출자해 지분의 과반수를 갖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회사 모체는 NEC가 컴퓨터 생산과 판매를 위해 100% 출자해 설립한 NEC퍼스널프로덕트로 자본금 규모는 188억엔이다.
NEC는 일본에서, 레노보는 중국 컴퓨터시장에서 각각 1위 업체이다. 두 회사는 컴퓨터 부문 합병을 통해 개발과 생산, 부품 조달 등을 일체화해 세계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장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제휴는 컴퓨터 주변기기, 정보기술(IT) 기기와 서비스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NEC는 경쟁이 격화하는 세계 컴퓨터시장에서 이미 철수한데다 일본에서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 이번 제휴를 계기로 부품조달 등 비용을 감축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시장 개척도 시야에 넣고 있다. NEC 전체 매출 약 3조5,800억엔에서 컴퓨터 단말기 매출은 2,500억엔 수준이다.
레노보는 NEC 판매망을 활용해 5% 수준인 일본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레노보는 2005년에 이미 미국 IBM의 컴퓨터사업을 매수해 2009년 기준으로 미국 휴렛팩커드, 델, 대만 에이서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4위에 올라 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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