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청해부대가 삼호주얼리호 구출 과정에서 생포한 소말리아 해적 5명을 제3국에 넘기지 않고 국내로 데려와 직접 처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3일 "현재 인접국들이 수용능력과 비용 등의 문제로 해적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제3국 인계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국내로 이송해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포된 5명 중에는 작전 당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범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지에 급파된 외교부와 법무부의 대응팀이 관련국들과 해적 처리 문제를 협의한 뒤 삼호주얼리호가 오만 무스카트항에 도착하는 27일께 국내 이송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삼호주얼리호는 현재 최영함의 호위를 받으며 시속 12㎞ 속도로 무스카트항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방부는 "삼호주얼리호에는 특수전여단(UDT) 요원 9명이 승선해 있다"고 밝혔다.
삼호주얼리호가 도착하면 한국인 선원 7명은 건강검진을 받은 뒤 귀국일정을 정할 예정이다. 복부에 총상을 입은 석 선장은 22일 오만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한때 혈소판 수치가 낮아져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으나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18일 1차 교전 당시 다쳤던 청해부대원 3명 중 부상 정도가 경미한 강준 하사는 최영함으로 복귀했고 안병주 소령과 김원인 상사는 국내로 후송된다"며 "최영함도 무스카트항에서 군수물자 보급과 정비를 거친 뒤 작전해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구출작전에서 공을 세운 청해부대 장병과 석 선장 등 민간인, 연합지원작전에 나선 미군과 오만 해군 관계자 등에 대해 포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소말리아 해적들은 23일 한국군 공격으로 8명의 해적이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앞으로 한국인 선원을 인질로 잡으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소말리아 해적 소굴로 알려진 가다르에 은거한 모하메드라는 해적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인질을) 살해하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보복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선박을 납치하면 돈을 요구하지 않고 선박을 불태우고 선원을 죽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나의 동료를 살해했기 때문에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케냐에 본부를 둔 해사기구인 동아프리카 항해자 지원프로그램의 운영자 앤드루 므완구라는 "해적들이 지금 흥분한 상태여서 어떤 일이든 저지를 수 있겠지만, 그들의 주된 목표는 언제나 돈이었다"며 살해 위협이 말로 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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