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너 하원대표 "北 공격 행동 자제시켜야"인권·환율 등 '민감 사안' 胡 압박 긴장감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지만 국빈방문 사흘째인 20일 만난 의회 의원들로부터 인권과 환율 등에 대해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은 20일 오전 후 주석이 미의회 의사당을 방문,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대표 등과 비공식 모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후 주석은 앞서 자신을 '독재자'로 표현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도 만났다.
존 베이너 하원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공격행동을 자제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중국의 인권과 폭력에 대해서 매우 우려를 하고 있다"며 "중국이 유지하는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 강압적 낙태가 행해지고 있고, 종교의 자유를 부정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후 주석을 몰아세웠다.
이날 회담에서 의원들은 초당파적으로 중국의 환율 정책이 미국의 실업률 상승과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 등과 연관이 있다며 위안화 절상문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선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때때로 긴장감도 감돌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특히 두 정상의 여유와 침착함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은 전 세계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늦은 오후 1시27분에 시작된 기자회견은 1시간이 넘은 2시34분에서야 끝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농담을 종종 섞어가며 여유로움을 보였고 후 주석도 시종일관 침착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 회견장에서는 5~6차례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의 다음 방문지가 시카고라는 점을 감안 "후 주석은 이 한 겨울 속 시카고를 방문할 만큼 용감하다"고 말해 후 주석의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성장과 관련,"중국의 성장은 막대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며 "우리는 비행기와 차,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종류를 중국에 팔고 싶다"고 언급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회견은 동시통역이 되지 않은 채 진행돼 몇 차례 흐름이 끊겼다. 블룸버그 기자가 첫 번째 인권 관련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고 재차 묻자 후 주석은 "통역문제로 질문을 듣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질문인 줄 알았다"며 여유롭게 피해갔다.
반면 위안화 환율과 인권문제에 대해 언급할 때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각자의 입장을 강조하면서 두 정상간 긴장감도 엿보였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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