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IT엔 기회" 올해 27조원 매출 경영 전략 발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병가는 인류의 손실이다." 이석채(사진) KT 회장은 20일 서울 신문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해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잡스의 부재가 세계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잡스는 세계에 정보기술(IT)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라며 "앱스토어를 통해 지역 시장을 전세계로 확대시켰으며, 한국에 엄청난 기회를 안겨줬다"고 호평했다. 그가 말한 기회는 개발자들이 각종 아이폰용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앱스토어에 올려 놓고 판매해 수익의 70%를 가져가는 것을 말한다. 따로 해외에 나가거나 판촉활동을 하지 않아도 손쉽게 전세계를 상대로 소프트웨어를 팔 수 있게 됐음을 지칭한 것이다.
이 회장은 "잡스가 아프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우리 IT 업체들에게는 잡스의 부재가 또 다른 기회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국내에 들여와 스마트기기 바람을 일으킨 KT로서는 애플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아이폰4의 출시 지연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아이폰4의 국내 출시가 3개월 가량 늦어졌을 때 정말 힘들었다"며 "KT가 스마트폰으로 막 비상하던 시점이어서 아이폰4 출시 연기는 심각한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더불어 국내 대기업들과의 경쟁도 그를 힘들게 했다. 이 회장은 "국내 주요 재벌 3사와 경쟁을 하려니 힘이 들 수 밖에 없다"며 "그래도 (KT가 들여온) 아이폰 때문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나오는 등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이 회장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인 것은 조직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였다. 외부 인사 영입과 함께, 경쟁력 떨어지는 사업을 개편하고 아이폰을 도입해 스마트폰 시장을 치고 나가는 등 과거 둔하고 거대한 공룡기업이었던 KT가 순발력 있는 기업으로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이를 "한때 가라앉는 배였던 KT가 수리를 마치고 대양을 향해 출발하는 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김은혜 전 청와대 부대변인 등이 영입되며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내부 인력만으로 부족하다면 앞으로도 국적, 경력, 나이에 관계없이 외부 인력을 적극 영입하겠다"며 "이것이 KT의 강점"이라고 역설했다.
KT는 올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음성통화, 데이터 통신 등 품질을 개선해 지난해보다 10% 성장한 27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또 매년 10%씩 성장해 2015년에 KT 자체 매출 30조, 계열사 포함 그룹 매출 40조원을 거두기로 했다. 이 회장은 "학력을 불문하고 능력 있는 사람은 누구나 중용해 보통 사람도 KT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만들겠다"며 "머지않은 장래에 연봉 1억을 받는 사원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