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45) 원주 동부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왼 발등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한 김주성의 공백 속에 남은 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할 지였다. 김주성이 빠진 지난 18일 KCC에 완패(67-86)했고 이마의 주름은 더욱 깊어졌다. 1위를 다투던 부산 KT와 어느새 3경기 차 3위.
20일 오후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창원 LG-원주 동부전. 경기 전 만난 강 감독은 푸념부터 늘어 놓았다. "다들 동부가 최강이라고 하는데 절대 아니다. 체력과 부상이 가장 큰 변수다. 좀 치고 나갈 만 하면 꼭 발목을 잡는다."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이긴 LG다. 그런데도 강 감독의 걱정은 이어졌다. "그건 김주성이 있을 때 이야기"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 걱정은 현실이 됐고, 2연패에 빠졌다.
LG가 올 시즌 4번째 맞대결 만에 동부에 첫 승을 거두며 3연승을 내달렸다. 피 말리는 혈투 끝에 거둔 대역전승이었다. 이로써 6위 LG는 16승(16패)째를 챙기며 이날 경기가 없는 5위 전주 KCC에 2경기 반 차로 따라 붙었다.
전반까지만 해도 동부의 페이스였다. 동부는 포워드 윤호영이 1, 2쿼터에만 15점을 쓸어 담으며 37-3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LG의 대역전극이 시작된 건 3분 30여 초를 남긴 3쿼터부터. 줄곧 리드를 당한 LG는 가드 김현중의 3점포가 터지면서 51-48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동부와 엎치락뒤치락한 LG는 3쿼터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전형수의 3점 슛과 문태영의 골 밑 슛으로 59-56으로 4쿼터를 맞았다.
살얼음판 승부로 경기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많아야 2, 3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LG가 승리를 확신한 건 종료 20여 초 전. 69-66 3점 차로 앞선 LG 공격에서 김용우가 3점 슛을 림에 꽂으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윤호영은 문태영(22점)보다 많은 양팀 최다 득점인 29점을 넣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서울 라이벌' 삼성과 SK가 맞붙어 삼성이 84-65로 크게 이겼다. 20승 14패의 단독 4위. 반면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둔 SK는 첫 패배를 당하며 8연패(13승 20패)의 늪에 빠졌다.
창원=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