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센트럴파크도 북한산에 비하면 작은 공원에 불과할 뿐입니다."
미국 라디오워싱턴의 유제원 기자는 지난해 서울을 다녀간 뒤 북한산에 매료됐다. "센트럴파크는 비틀즈 때문에, 뉴욕에 있기 때문에 유명한 것일 뿐, 북한산에 비하면 초라한 도심공원일 뿐입니다." 그는 "미국에도 옐로우스톤, 요세미티처럼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국립공원이 있지만, 몇 시간씩 차로 가야 한다"며 "북한산을 품고 있는 서울은 혜택 받은 도시"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의 초청으로 4박5일 동안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재한 세계 16개국 45명의 동포 언론인들이 (사진)이라는 여행기를 내놓았다. 이들은 우리도 미처 알지 못했던 서울의 아름다움을 책에 담았다.
러시아 겨레일보의 박종권 기자는 "서울은 수많은 종교가 모자이크처럼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고 감탄했다. "서울은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불교 사찰과 유교 왕가의 전통을 증언하는 종묘, 천주교 성지, 오랜 역사의 개신교 단일교회 등이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그는 "대부분 세계적 도시들이 특정 종교의 유적만 간직하고 있는 데 반해 서울은 수많은 종교 유적지가 있다"며 "외지인의 눈에는 한국인들의 융통성과 신실함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시끌벅적한 시장에서 서울의 미학을 발견했다는 기자들도 많았다. 10년 만에 고국을 다시 찾았다는 한나프레스 말레이시아의 조양옥(여) 기자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한국인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인들의 이미지는 경제성장의 기적을 일군 근면성입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장이죠." 그는 "뜨뜻한 물에서 자란 것들은 맛이 없어. 사람이고 생선이고 찬물에서 살아보고 고생도 좀 해야 살도 단단한 법"이라는 시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갈치 두 마리를 사기도 했다고 한다.
독일 우리신문 김복주 기자는 광장시장 녹두빈대떡집을 방문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혼자 가서 좀 낯설기도 했지만, 어린 시절 보았던 시골 잔칫집 같은 먹자골목 분위기에 저도 서울 시민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역시 많은 기자들이 꼽은 서울의 아름다움. 뉴질랜드 코리아리뷰&넷질랜드 이호창 기자는 "삼청동은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의 디자인이 잘 결합된 곳"이라며 "한옥의 처마 곡선과 현대적 건물의 직선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25년 만에 서울을 찾은 카자흐스탄 한인일보 김상욱 기자는 북촌 한옥마을을 샅샅이 취재한 뒤 적은 여행기에서 "수백 년 된 집들이 지금까지 남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책자는 서울의 관광안내소와 게스트하우스, 해외 한인문화원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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