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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말을 아껴야 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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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말을 아껴야 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입력
2011.01.2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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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민주당이 거친 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서로가 "야바위 정치"라는 비난을 쏟아내는가 하면, "모략의 대가"라는 비아냥거림에는 곧바로 "1급짜리 대변인"이라는 멸시가 터져 나온다. 아이들 말 싸움처럼 상대방 감정을 긁고 보려는 원색적 말만 골라 쓸 뿐 정치 설전에 빠지지 말아야 할 기지나 여유는 찾아볼 수 없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안타깝다. 정치 경력으로 보아 원만하고 합리적 정치를 기대할 만한데도, 최근 잇따라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더욱이 설전의 직접적 계기가 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아들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은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이 제기하고 박 원내대표는 옆에서 거든 정도였지만, 그 후속타인 "청와대 근무자 제보" 주장은 오히려 이 의원보다 더 앞에 나섰다.

처음 박 원내대표의 '청와대 제보' 언급은 동료 의원을 위한 군색한 해명일 수 있었다. 금세 사실무근으로 드러날 의혹을 이 의원이 어떻게 그리 섣불리 제기했느냐는 언론의 추궁에 대해 나름대로 사정을 강조하려는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말을 반복하고, 점점 해명보다는 공세 색채를 띠게 된 결과 이제는 의도의 순수성도 희석됐다. 당장 지난주의 공식 사과가 도대체 무엇이었나 싶다. 마구잡이 폭로라는 여론의 비난이 민주당이 크게 기대온 폭로정치 전반에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킬까 두려워 사과하는 척했다는 것밖에는 안 된다. 설사 그의 주장대로 청와대에 제보자가 있었다 해도 여당 대표에 대한 모략적 허위 주장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수권을 꿈꾸는 야당의 원내대표가 분명한 잘못을 인정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우선은 말부터 아끼길 바란다.

청와대의 반발이 자연스럽긴 하지만, 정진석 정무수석이나 김희정 대변인의, 민주당의 말투를 그대로 흉내 낸 듯한 언급은 안 한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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