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20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과거 군사정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상도동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동지회’의 신년 모임 인사말에서 “18년간 장기독재를 한 박정희가 이 나라 군사독재 정권의 원흉”이라며 “수많은 국민이 유신독재의 무자비한 탄압과 고문에 의해 비명에 죽어 갔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당시 이 나라는 부끄럽고 참혹한 독재국가였지만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고 또 싸워서 문민 민주정부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취임 직후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해 한국 민주주의의 암 덩어리를 전광석화처럼 잘라냈다”면서 “그래서 이 나라에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군사 쿠데타는 최대의 악”이라고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과 껄끄러운 관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또 “2년이나 남은 대선이 조기에 과열되는 것은 나라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치인들의 애국심과 자중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도 박 전 대표의 최근 대선 행보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해에도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을 만나 “쿠데타 세력과 박정희가 제일 나쁘다”고 말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을 수 차례 비판했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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