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선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때때로 긴장감도 감돌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특히 두 정상의 여유와 침착함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은 전 세계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늦은 오후 1시27분에 시작된 기자회견은 1시간이 넘은 2시34분에서야 끝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농담을 종종 섞어가며 여유로움을 보였고 좀처럼 기자들의 질문을 직접 받지 않던 후 주석도 시종일관 침착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 회견장에서는 5~6차례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의 다음 방문지가 시카고라는 점을 감안 "후 주석이 내 고향 시카고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매우 기쁘다. 후 주석은 이 한 겨울 속 시카고를 방문할 만큼 용감하다"고 말해 후 주석의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성장에 불편한 생각이 없느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 "중국의 성장은 막대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며 "우리는 비행기와 차,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종류를 중국에 팔고 싶다"고 언급해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위안화 환율에 대해 그는 "여전히 저평가 됐다.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두 정상간 긴장감도 엿보였다. 이날 회견은 동시통역이 되지 않은 채 진행돼 몇 차례 흐름이 끊겼는데 이점이 오히려 후 주석의 침착함이 돋보이는 기회가 됐다. 블룸버그 기자가 첫 번째 인권 관련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고 재차 묻자 후 주석은 "통역문제로 질문을 듣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질문인 줄 알았다"며 여유롭게 피해갔다. 그는 이어 "인권과 관련해 많은 것들이 중국에서 행해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미국 역시 다른 국가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중국 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질문하며 통역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정확하게 통역해달라"고 주문해 기자회견장은 또 한번 웃음바다가 됐다.
한편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환영식에는 주요 각료들이 총출동해 후 주석을 맞았다. 하지만 환영식 행사에서 후 주석이 답사를 하는 동안 연단 오른편 앞쪽에 있던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의 부인 데보라 멀린이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생겼다. 그렇지만 데보라 여사는 곧 회복돼 안정을 찾았고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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