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0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정조준해 공세를 펼쳤다. 지난해 말 국회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형님예산’에 이어 ‘형님벨트’를 이슈화 해 여권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읽힌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과학벨트로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유치 경쟁이 심할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며 “더욱 가관인 것은 날치기로 형님예산을 확보한 이상득 의원이 ‘왜 경북에는 못 가져가느냐’고 나서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날치기 형님예산에 이어 날치기 과학벨트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형님, 이제 그만 가져 가셔도 됩니다’가 국민의 목소리”라고 비꼬았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과학벨트가 형님벨트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거들었다.
앞서 이상득 의원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북도당ㆍ경북도 당정간담회에서 과학벨트의 대구ㆍ경북 유치를 지지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20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정간담회에서 김관용 경북지사가 ‘대구 경북 울산이 과학벨트 유치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도와달라고 해서 대구ㆍ경북이 팀을 구성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과학벨트는 정치적으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할 수 있는 곳에 줘야 한다. (과학벨트 전부를) 대구ㆍ경북으로 끌어들일 필요는 없지만 대구ㆍ경북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부분은 와야 한다”며 13일 당정간담회에서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 의원은 또 “내 발언을 사실 그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내가 발언할 때마다 정치적으로 왜곡을 하는 바람에 죽을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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