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9일(현지시간) "진정성 있는 남북대화가 필수적이며,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워싱턴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가진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긴장완화,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미중 정상이 남북대화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에 합의함으로써 지난해 천안함ㆍ연평도 사태로 촉발된 한반도 대치상황이 대화국면으로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총 41개항으로 된 공동성명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하는 중요성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남북관계의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진정성있고 건설적인 남북대화가 필수적 조치라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밝혔다.
성명은 이어 "북한이 주장하는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에 우려를 표시한다"고 해 북한의 우라늄 핵활동에 대한 양국, 특히 중국의 우려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앞서 "중국은 관련시설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명확치 않다"며 우라늄 프로그램 존재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으나 이날 성명 채택으로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이 6자회담 재개의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전문가들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획기적 돌파구나 해법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선 남북대화'를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데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공동성명의 문구와 관련, 북한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미측 성명에는 '우려를 표시했다(express concerns)'로 표현됐지만 중국어 성명에는 '관심을 표시한다(表示 關節)'고만 돼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 '남북대화가 필수적인 조치(essential step)'부분도 중국어 공동성명에는 '남북대화가 매우 중요한 진일보'로 기술돼 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관계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 등에서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며 포괄적인 관계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며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서 큰 틀의 협력 원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 인권,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서로의 주장을 수용하는 선에서 그쳤다.
다만 인권 문제와 관련해 후 주석이 "많은 것들이 중국에서 행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미 언론들은 중국 측이 처음으로 인권 문제의 존재를 인정했다며 근본적 견해차를 인정하면서도 부분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위안화 절상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최근에도 2,000억달러를 쏟아 붓는 등 환율시장에 강압적으로 개입해왔다"며 "위안화가 여전히 평가절하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시장에 바탕을 둔 환율시스템으로 움직여 가겠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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