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억 달러를 주고 위안화를 지켰다." 미국에 막대한 규모의 수입패키지를 선사한 중국은 대신 위안화 절상 압력을 일단 막아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 미중 간 무역불균형 해소 등에 대한 미국의 거센 압박에 시달려온 중국 정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미에 맞춰 총 450억달러에 달하는 수입패키지를 19일(현지시간) 펼쳐 보였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에 합의한 수출입 패키지는 미국 내에서만 총 23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만큼 크고 실업률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임에 분명했다. 백악관은 "공공ㆍ민간부문에서 미중 간 경제협력은 통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양국 경제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잉사와 제너럴일렉트릭(GE), 캐터필러 등 미국 재계도 반색했다.
사실 이번 경협 보따리는 미국의 줄기찬 요구에 대한 무마용으로 준비한 것이다. 미국은 후 주석의 방미 전 항공과 자동차 부품, 고속철, 신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수출패키지 리스트를 중국측에 제시했고, 중국으로서는 방미 성과를 높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맞 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후 주석에게 위안화 절상속도를 높여달라고 촉구했지만 환율 문제는 "중국은 위안화 환율의 개혁을 촉진한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 후 주석을 수행중인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은 19일 워싱턴에서 "중국의 통화정책은 이번 중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점진적인 절상을 기조로 하는 오랜 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도 "중국의 대미흑자는 미국의 수출통제와 글로벌 생산체인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위안화의 급속한 절상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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