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지난해 280조원 안팎의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익도 30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280조원은 국민 1인당 580만원씩 나눠줄 수 있는 액수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9일 이건희 삼성 회장의 칠순 만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난해 실적을 밝혔다. 이날 이 회장의 고희연에서는 2003년 밀봉됐던 타임캡슐이 열렸는데, 캡슐 안에 담겨있던 2010년 실적 목표치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이 확인된 것. 이번 타임캡슐은 이 회장의 진갑(61세)때 만들어진 것으로, 삼성은 세계 1등 제품 수를 2배 이상으로 늘린 미래 실적 목표치를 타임캡슐 안에 묻어뒀다 개봉일에 그 달성 여부를 확인하곤 해 왔다. 그러나 타입캡슐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었다. 재계에선 2004년 이학수 당시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발표한 ‘비전 2010’의 ‘매출 270조원ㆍ세전이익 30조원ㆍ세계 1등 제품 50개’가 실적 목표치로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타임캡슐에 무엇이 담겨 있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환율 및 세법에 따라서 다소 달라질 순 있지만 지난해 매출이 280조원 안팎이며, 이익이 30조원에 가까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봉된 타임캡슐의 하단부엔 ‘2003년 1월 9일 우리의 모습과 꿈을 이 작은 공간에 간직하다. 2011년 1월 9일 오늘, 우리의 소망이 풍성한 열매로 맺어 있음을 확인하리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한편 삼성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림에 따라 올해 43조1,000억원의 사상 최대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장은 특히 11일 일본으로 출국하며 “겉은 일본을 앞섰는지 모르지만 속을 따라 가기 위해서는 아직 멀었다”고 자만심을 경계했다.
박일근 기자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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