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右로 또 한발짝 간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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右로 또 한발짝 간 오바마

입력
2011.01.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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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우향우 정책이 미국에서 연일 화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월스트리트 금융가 출신의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 감세조치 연장 합의 등 일련의 보수 기조 결정에 이어 18일(현지시간)엔 기업규제 철폐 방침까지 밝혔다. 집권 후반기 중도 보수표 붙잡기 시도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규제 철폐 입장을 밝히는 방식부터 친(親)기업 행태를 취했다. 보수 성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21세기 규제 시스템을 향해'라는 글에서 자신이 규제 철폐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한 것.

오바마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때때로 규제는 기업에 불합리한 부담을 주고, 성장과 일자리를 저해하고, 혁신을 억압해왔다"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게 만드는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서류작업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서명한 행정명령은 "규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혁신적이면서도 가장 부담을 덜 주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다. 경제정책 운용에 있어 기업의 입장을 더 고려하겠다는 메시지였다.

그는 앞서 월가의 JP모건체이스 회장 출신인 윌리엄 데일리를 비서실장에 임명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의 감세정책을 유지키로 공화당과 타협하기도 했다. 이런 입장은 대선 후보 시절이나 집권 초반기와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CNBC는 "오바마는 후보 시절엔 감세 반대론자, 규제 옹호론자, 대기업 반대자였는데 이젠 월가의 최고 친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11월 민주당의 중간선거 참패 이후 예고됐던 측면도 있다. 진보 성향 개혁을 추진하다 삐걱대면서 중도 무당파 지지층의 이탈로 패배라는 쓴 맛을 봤기 때문이다.

그의 중도층을 향한 구애는 성과도 보이는 것 같다. CNN이 1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는 한 달 전에 비해 5% 포인트 상승한 53%였다. 특히 민주 공화 양당에 속하지 않은 무당파층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1%에서 56%로 급상승했다고 CNN은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 철폐 시도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대통령의 기업들과의 데탕트 분위기는 집권 초반 2년 동안의 금융규제 강화 법안 추진, 건강보험 점검과는 괴리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기업과 보수 진영은 이런 조치를 환영하고, 자유주의 소비자 옹호 그룹은 우려와 비판을 보내겠지만 이런 규제 점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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