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몸과 마음/ 기침은 몸의 경고신호… 근본원인 찾아 치료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몸과 마음/ 기침은 몸의 경고신호… 근본원인 찾아 치료해야

입력
2011.01.19 12:01
0 0

마른○○, 헛○○, 밭은○○, 강○○, 군○○, 건○○. ○○안에 공통으로 들어갈 낱말은? 정답은 ‘기침’이다. 마른기침과 밭은기침, 헛기침은 많이 쓰지만 군기침과 강기침, 건기침은 낯설다. 군기침은 헛기침처럼 인기척을 내려고 일부러 내는 기침이다. 밭은기침은 병이나 버릇 때문에 소리도 크지 않고 힘도 그다지 들지 않지만 자주하는 기침이고, 강기침과 건기침은 마른기침을 말하며, 가래가 나오지 않는 기침이다.

수은주가 매일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면서 기침하는 사람이 늘었다. 기침을 심하게 하면 가슴이 오그라드는 것처럼 아프고 눈물까지 찔끔 난다. 사실 기침은 감기나 계절성 독감, 신종플루 때문만 아니고 다양한 질환의 증상으로 우리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경고신호일 수 있다.

기침… 이물질 방어가 목적

기침은 목이나 기관지에 이물질이 들어오거나 가래 같은 분비물을 기도 밖으로 배출하려는 우리 몸의 방어 메커니즘이다. 기침은 이물질을 제거해 기도가 항상 깨끗이 유지되게 하므로 기침을 무조건 억제하는 것은 좋지 않다.

흔히 기침은 한 가지로 알고 있지만 형태에 따라 다양하다. 크게 가래와 담이 동반되는 ‘습성 기침’과 가래가 나오지 않는 ‘건성 기침’, 성대가 부어 높고 쉰 소리가 나는 ‘경련성 기침’, 갑자기 연속적으로 나는 ‘발작성 기침’ 등이다.

일반적으로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되면 만성 기침이라고 한다. 3주 이내에 그치는 기침은 감기와 같은 인후부를 포함한 상기도 점막의 염증이 가장 흔한 원인인데, 이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기침이 8주 가량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만성 기침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폐암, 위식도역류질환 같은 질환의 증상이나 약을 먹어 생길 수 있다. 또 기침이 오래 계속되면 피로감, 두통, 목쉼, 요실금, 근골격계 동통 등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근본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눕거나 밤이 되면 기침 악화 땐 후비루증후군

코감기나 축농증, 알레르기성 비염 등으로 콧물이 많이 나는 환자 중에 누워 있거나 밤이 되면 기침이 악화하는 경우가 있다. 콧물이 밖으로 흐르지 못하고 목 뒤로 넘어가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이 생기는 것이다(후비루증후군). 후비루증후군은 만성 기침의 대표적 원인의 하나로 대개 2~4회 정도 기침이 연속적으로 생기며 누워 있을 때 잘 나타나며 잠을 잘 때나 이른 아침에 더 심해진다. 목 뒤로 뭔가 넘어가는 듯한 느낌, 킁킁하면서 뭔가를 목에서 뱉어내려는 증상이 동반된다. 콧물과 코막힘이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목에 뭔가 걸려있다는 느낌이 계속 들어 그것을 없애려고 킁킁, 음음하는 소리를 내는 버릇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는 기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다. 이런 환자는 최근에 감기를 앓았거나 알레르기성 비염, 급성 혹은 만성 부비동염(축농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비염과 부비동염을 치료하면 기침은 저절로 없어진다.

기관지 천식도 만성 기침을 낳는다. 천식을 치료하려면 이를 일으키는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 털 등 원인물질을 없애야 한다. 찬 공기와 매연, 공해도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 찬바람을 쐬면 바로 증상이 악화하므로 집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쓰고, 집안 공기도 항상 훈훈하고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도록 한다.

만성 기관지염도 만성 기침을 유발한다.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이 가래 섞인 기침을 2개월 이상 한다면 만성 기관지염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기침 나는 기간이 너무 길고 오래된다면 폐렴, 폐결핵, 폐암의 초기 증세일 수도 있다. 특히 피가 섞인 가래가 배출되거나 체중이 갑자기 줄어든다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ACE억제제 복용하면 마른 기침 생길 수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먹는 약이 기침을 일으킬 수도 있다. 고혈압 환자가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억제제를 먹을 경우 부작용으로 가래가 없는 마른 기침을 한다. 약을 복용한 지 2~3시간 이내 목이 간질간질하며 며칠 혹은 몇 개월 뒤에도 생긴다.

특히 고혈압은 치료제를 꾸준히 먹어야 하므로 마른 기침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면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면 의사 도움을 받아 복용량을 조절하거나 약을 바꾸는 것이 좋다. 미국심장학회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한 고혈압 약 임상시험 ‘온타겟(ONTARGET)’ 결과에 따르면, 베링거인겔하임의 미카르디스(성분명 텔미사르탄)가 ACE억제제에 비해 마른 기침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OPD가 숨가쁜 가래 기침 유발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숨쉴 때 공기가 지나는 통로인 기도가 점점 좁아지는 병으로 기침이나 가래 등의 흔한 증상으로 시작된다. 폐 기능이 5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 별다른 통증이 없고, 뒤늦게 이상을 느껴 진찰하면 급격한 기관지 폐쇄 현상으로 이미 중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COPD는 방치하?호흡량이 부족해져 운동은 물론 청소나 출근 등의 기본적인 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심하면 호흡곤란으로 목숨을 잃는다. 세계적으로 4번째 사망 원인에 이른다. 흡연이 주 원인으로 환자의 80~90%가 흡연 때문에 생긴다.

COPD는 조기 검진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가래나 숨가쁜 증상과 함께 기침을 하면 폐 기능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검사는 5~10분 밖에 걸리지 않고 검사비도 1만원 안팎으로 저렴하다. 김영균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흡연자는 40세 이후 1~2년 마다 폐 기능 검사를 받아 COPD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한성구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를 치료하려면 금연이나 걷기 등이 도움되며, 증상이 심하면 점액분비를 줄여 기도 폐쇄를 막아주는 기관지확장제 같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