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특공대'가 떴다. '지동원(20ㆍ전남)-구자철(22ㆍ제주)'이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51년 만의 정상탈환에 나선 '조광래호'의 최첨단 무기로 떠올랐다.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고, 절정의 골 감각을 앞세워 승리 방정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자체 파워도 대단하지만 서로 어우러지며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의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다. 상대 팀들의 경계 대상 1순위로, 유럽 스카우트의 표적이 되고 있다.
구자철은 "물이 오를 때로 올랐다"는 평가다. '박주영-박지성 시프트'가 잇따라 실패하면서 우려했던 조광래 감독의 전술공백을 120% 완벽히 메우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바레인과의 1차전(2-1 승)에서 4-2-3-1 포메이션의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전반 40분, 후반 7분 연속골을 작렬했다.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불린 호주와의 2차전(1-1) 선제골에 이어 18일 인도전(4-1 승)에서도 한 골을 보탰다.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4골 2도움)을 기록, 이스마엘 압둘라티프(바레인ㆍ탈락)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지난 시즌 K리그 도움왕(12개)이 아시안컵 득점왕에 성큼 다가서며 2000년 이동국(6골ㆍ전북 현대) 이후 11년 만에 한국인 득점왕이 나올지 주목된다.
인도전에서 2골 1도움을 폭발하며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지동원은 박주영(26ㆍAS모나코)의 공백을 말끔히 지웠다. 2골 2도움으로 구자철과 함께 도움 부문 공동 선두다. 도움과 골을 주고 받는 완벽한 호흡이 고무적이다. 호주전에서 터진 구자철의 선제골은 지동원의 패스에서 시작됐다.
특히 인도전은 '환상의 콤비'의 결정판이었다. 전반 9분 지동원의 헤딩 패스를 구자철이 마무리 짓자 23분에는 페널티지역에 있던 구자철의 킬 패스를 받은 지동원이 가볍게 찍어 차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둘이 20대 초반이라는 점도 한국축구의 미래를 더욱 밝힌다. 서른 살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대표팀은 물론 2010~1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국인 개인 최다골(6골)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여전히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구자철과 지동원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비롯해 2018년 러시아, 멀게는 2022년 카타르 대회 때에도 서른 즈음일 뿐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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