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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재스민 혁명 불씨, 아랍 튈라" 조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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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재스민 혁명 불씨, 아랍 튈라" 조바심

입력
2011.01.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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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의'재스민 혁명'이 인접 아랍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서구국가들의 대(對)아랍정책도 고비를 맞고 있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공식적으로는 튀니지 혁명을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튀니지 혁명 여파로 그동안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었던 독재정권이 무너질 경우 자칫 위협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8일(현지시간) '아랍세계에 대한 미국의 딜레마'라는 기사를 통해 튀니지 혁명 여파는 아랍에 대한 미국 정책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튀니지 시민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지만 실제 중동 국가에 대한 미 국가안보 전략은 대중적 지지도가 없는 독재국가에 전적으로 의존해 있기 때문에 미 정부가 아랍 민주주의 요구에 대한 발언을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 부시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민주적 선거를 하도록 지원했지만 막상 이스라엘 제거를 강령으로 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선거에서 승리하자 대화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튀니지 혁명에서는 이슬람 세력이 개입하지 않아 미국이 덜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벤 알리 체제에서 억압 당했던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는 야권이 정치세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생겼다.

이와 함께 미국 안보에 중요한 이집트와 요르단에서도 이슬람 지지자들이 혁명이나 정당한 선거를 집권할 수 있지만, 미국은 오히려 독재정권의 수호를 위해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시 독재정권으로 꼽히는 이집트와 관례를 공고히 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중동 평화에 대해 논의하며 레바논에서 유엔특별재판소(STL)를 지원해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타임에 따르면 이번 튀니지 혁명은 무엇보다 수십년간 미국이 정치적으로 의존해 온 아랍 독재국가들이 구조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아랍지역에서의 민주화 압박은 미국에 두려움을 남겼다.

미 정부는 이날 독재 정권 정치인들이 참여해 논란이 되고 있는 과도정부에 대해 개혁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튀니지 과도 정부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지만 정치적 변화가 넓고 깊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튀니지 독재정권을 지지했던 프랑스는 벤 알리를 지원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밝히는 등 곤욕을 치루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시위 진압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비난을 받고 있는 미셸 알리오마리 외무장관은 "일부 사람들이 나의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며 "수많은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실탄 발사와 이로 인한 희생에 대해 고민했다"고 해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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