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첨단 의료를 달린다] 삼성서울병원 <3> 수술 안 하고 자궁근종 치료하는 'MR-HIFU센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첨단 의료를 달린다] 삼성서울병원 <3> 수술 안 하고 자궁근종 치료하는 'MR-HIFU센터'

입력
2011.01.19 12:03
0 0

직장인 최모(40ㆍ여)씨는 2년 전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크기가 작아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왔는데, 최근 들어 아랫배에서 불룩한 것이 만져져 초음파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2년 전 8㎝였던 자궁근종이 12㎝로 자랐다. 최씨는 1년 전부터 소변을 참기 어려워 자주 화장실에 갔고, 6개월 전부터는 생리량이 늘고 생리통이 유난히 심했던 기억이 났다. 주치의는 이 같은 일련의 증상이 자궁근종이 점점 커진 탓이라고 했다. 직장인인 최씨는 자궁근종을 수술하기 위해 장기 휴가라도 받아야 하나 고민했다. 그러던 중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이나 수술하지 않고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MR-HIFU라는 최신 시술법을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덕분에 그녀는 월차를 내 시술 받은 뒤 곧바로 퇴원할 수 있었다. 회사에는 시술 받은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

MR-HIFU 시술이란 무엇인지 김영선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삼성서울병원 MR-HIFU센터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트레이닝센터로 지정 받았다.

-MR-HIFU 시술이란 무엇인가?

“HIFU(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시술은 강도가 센 초음파를 인체 내의 한 점에 집중적으로 쏘아 그 때 생기는 열로 종양을 태우는 최신 열소작(燒灼) 치료술이다. 초음파는 신체조직을 쉽게 통과하므로 칼은 물론 바늘조차 필요 없는 완벽한 비(非)침습적 방식이다. 초음파가 발생한 면에 치료 부위의 피부를 밀착한 상태에서 종양을 태워 치료하는 것이다. 칼이나 바늘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흉터와 출혈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마취할 필요도 없다. 또한 MR-HIFU 시술은 자기공명영상(MRI) 화면을 보면서 열소작 과정을 실시간으로 조정ㆍ관찰하므로 정확하고 안전하다. 시술 당일에 퇴원해 그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이 시술로 어떤 치료를 하나?

“MR-HIFU 시술은 생리량이 너무 많거나 심한 생리통, 빈뇨(잦은 오줌), 복부 종괴감(배 안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느낌) 등의 증상이 생겨 자궁근종을 치료해야 할 때 주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근종의 크기가 5㎝ 이상일 때 증상이 생기므로 대개 그 정도 크기 이상의 자궁근종을 치료할 때 이 시술법을 쓴다. 다만 임신 중에는 이 방법을 쓸 수 없고 심박동기 시술, 신부전 등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시술이 불가능하다. 또 자궁근종이 소장이나 대장에 둘러 싸여 있거나, 합병증 위험이 높을 때에도 이 시술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MR-HIFU 시술을 받으려면 반드시 MRI 검사를 거쳐 시술에 적합한지 확인해 봐야 한다.”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MR-HIFU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환자는 MRI 테이블에 엎드린 자세로 치료를 받는다. 자궁근종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2~4시간 정도다. 시술 도중 간혹 30초~1분씩 생리통과 비슷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피부가 따뜻해지거나 뜨거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 중에 의사와 환자가 계속 대화를 하면서 MRI로 치료 부위와 주변 장기의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측정하므로, 의료진이 치료 효과와 합병증 발생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시술을 진행할 수 있다. 시술 후 그 자리에서 조영 증강 MRI검사를 통해 곧바로 치료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시술 후 자궁근종은 어떻게 되며 합병증은 없나?

“자궁근종을 떼내는 일반 수술과 달리 MR-HIFU 시술은 시술 후에도 몸 속에 자궁근종이 계속 남아 있다. 고열로 괴사시킨 자궁근종은 섬유화 과정을 거치면서 수개월~수년에 걸쳐 서서히 작아진다. 괴사된 근종은 완전히 죽은 조직이어서 몸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이 시술은 합병증 발생률이 3~4%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데다가, 대부분 치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아주 경미하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시술 부위에 화상이 생기는 것인데, 피부가 빨갛게 변하는 정도(1도 화상)로 가벼워 따로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 간혹 좌골신경이나 장 손상이 생길 수 있지만 극히 드물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어도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나?

“현재 임신 중이라면 시술이 불가능하다. 이 시술법이 나온 지 몇 년밖에 되지 않아 현재까지 임신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MR-HIFU 시술 후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사례는 많이 보고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신을 희망하는 여성에게 이 시술을 해도 문제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많이 시술하는 자궁근종 치료법인 자궁동맥색전술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자궁동맥색전술이란 카테터(혈관에 넣는 얇은 관)를 이용해 자궁근종 혈관을 막아 자궁근종이 괴사하도록 만드는 치료법이다. 시술 후 괴사된 자궁근종이 서서히 작아진다는 점은 MR-HIFU 시解?비슷하다. 하지만 MR-HIFU 시술은 자궁동맥색전술과 달리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X선을 전혀 쓰지 않는다. 또한 카테터나 바늘도 사용하지 않으며, 시술 도중이나 시술 후 통증도 거의 없다. 입원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MR-HIFU 시술이 자궁근종 외에 골전이암과 전립선암, 유방암, 췌장암, 간암, 콩팥암 등의 암 치료에도 활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