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에 수행한 중국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이번 중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들을 가늠할 수 있다.
우선 경제ㆍ외교안보 실무사령탑으로 왕치산 중국 부총리와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이 수행단 선두에 섰다. 왕 부총리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위원으로 금융과 경제, 무역 등 중국 경제를 관장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제대화의 중국측 수석대표인 왕 부총리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카운터파트. 이번 회담에서 위안화 절상, 미국국채 등 외환투자문제, 양국 간 무역갈등 등 경제사안 전반을 챙긴다.
외교안보 사령탑으로 북한 핵 문제 전문가로 우리에게 익숙한 다이 국무위원은 주요이슈인 북한ㆍ이란 핵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을 주도한다. 다이 국무위원은 후 주석의 방미 동행을 마치는 대로 곧장 러시아로 가서 제5차 중러 전략안전협상회의에 참석, 북한ㆍ이란 핵 관련 협상내용을 러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후 주석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링지화(令計劃)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왕후닝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의 역할도 눈길을 끈다. 링 주임과 왕 주임은 현안 전반과 함께 후 주석의 공식일정과 의전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밍바오(明報)는 19일 “중국은 이번 후 주석방문으로 앞으로 10년의 중미관계 발전의 기초를 닦아 놓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내년 퇴임하는 후 주석은 중국정치의 특성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내년 연임전망이 밝지 못하다”며 “이번 회담에선 실무적인 것만 우선 챙겨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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