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검찰총장이 최근 "외부로부터 쓴 소리를 듣겠다"며 검찰자문위원단을 새로 꾸렸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파문 등으로 흔들렸던 검찰의 위신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번에 발족하는 자문위원단은 과거 활동했던 각종 외부 자문위원회와는 내용과 형식이 확연히 다르다는 게 검찰의 말이다.
1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김 총장은 최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검찰의 중요 사건 처리나 업무ㆍ제도 개선 등 현안과 검찰조직 내 문제점에 대해 "외부로부터 채찍을 달게 받겠다"며 사회 각계각층 인사 20명으로 자문위원단을 구성, 2월 초 발족식을 갖기로 했다.
자문위원단에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방송작가 김수현씨,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등 각계의 저명 인사를 포함해 법조인, 언론인, 시민단체 소속 인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과거에도 검찰은 검찰개혁자문위원회, 검찰정책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외부 의견을 수렴해 왔다. 하지만 이들 위원회는 15명가량의 자문위원들이 2개월에 한번 모이는 데다 심의ㆍ의결 절차가 정해져 있어 회의 분위기가 경직되고 자유로운 토론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에 새로 자문위원단을 꾸리면서 김 총장이 가장 강조한 점은 과감하게 형식의 틀을 깨고, 활발한 토론으로 검찰조직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대검은 20명의 자문위원단을 4~5명씩 그룹별로 나눠 최소 월 1회 모임을 갖기로 했다. 또 기존 자문위원회와 달리 형식적인 심의ㆍ의결 절차를 모두 없애고 간담회 분위기로 바꿔 자문위원들이 검찰 관계자와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도록 할 예정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총장이 외부로부터의 쓴소리를 자청하고 나서자 "남은 임기 동안 사회지도층 비리, 토착비리 척결에 집중하기에 앞서 집안 정리부터 확실히 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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