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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대우차/ 대우차 30년 굿바이… 시보레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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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대우차/ 대우차 30년 굿바이… 시보레 굿모닝

입력
2011.01.1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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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GM대우차가 20일 브랜드는 물론 사명에서도 대우를 지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우차는 1980년대까지 '대형은 대우차, 소형은 현대차'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때 우리나라 완성차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했다. 또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진출,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세계경영을 상징하기도 했다. 하지만 97년 외환위기와 GM의 인수 등 신고의 세월을 거쳐 결국 이름이 사라지게 됐다.

80년대 로얄 살롱, 르망 등 선풍적 인기

대우차의 전신은 1962년 설립된 새나라 자동차로 일본 닛산의 모델을 조립하던 수준. 이후 65년 신진공업이 인수, 도요타의 코로나를 들여와 대성공을 거둔다. 1972년엔 GM과 손을 잡았다. 1980년대 로얄살롱은 GM의 독일계열사 오펠의 것을 가져다 만든 것. "대우차는 하체가 튼튼하다"는 평가를 듣기 시작한 때도 이 즈음이었다.

1986년에는 맵시나의 후속 모델로 르망을 출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획기적인 곡선 디자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소형차 중 최초의 전륜 구동으로 주가를 높였다. 1990년에는 최초의 고유모델인 에스페로를 내놓아 역시 호평을 받았다. 당시 김우중 회장은 대우차 부평 공장에서 숙식을 하며 대우차를 그룹의 주력사로 키우고자 전력을 다했다.

GM과의 질긴 인연...합작, 대결, 인수까지

대우차의 기술력과 판매가 급신장하면서 합작사인 GM과의 갈등은 격화됐다. 김우중 전 회장은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진출을 시도했다. 그런데 GM과의 합작 조건이 족쇄가 됐다. 반면 GM은 대우차를 묶어 놓고 안정적으로 부품과 기술을 공급, 실속을 챙기려 했다. 둘 사이의 대립은 감정적 대결로 번지며 결국 1992년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니라 본격적인 대결의 서곡이었다. 김 전 회장의 세계경영이 당시 해가 지지 않는 자동차 왕국 GM과 매번 부딪혔던 것. 극적인 대결 장소는 폴란드. 1994년 미국 시장 대신 동유럽, 베트남 등 신흥시장을 노린 대우차와 동서 해빙 무드를 타고 동유럽쪽으로 영토를 확정하려 했던 GM은 폴란드 자동차 회사 FSO 인수건으로 한판 결전을 펼쳤다. 누가 보아도 GM의 승리가 뻔해 보였다. GM은 세계 최고의 회사였고 대우차는 GM의 하청업체에서 막 벗어난 상태.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저돌적으로 밀어붙여 결국 1995년 대우차가 승리했다. 의외의 패배를 당한 GM의 이사진은 긴급회의를 열고'김우중이 누구냐'며 와신상담을 다짐했다.

대우차, GM의 글로벌 생산체계로 편입

2002년 GM은 부도로 법정관리 상태였던 대우차를 인수, GM대우차를 발족시켰다. 세계자동차 업계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대우차의 불안한 노사관계, 현대차와의 기술 격차 때문이었다.

하지만 몇 년 만에 GM대우차는 GM에게 없어서는 안될 보배가 됐다. GM대우차의 소형차 생산시설 때문. GM은 그동안 대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집중, 소형차 생산라인을 갖추지 않았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소형차 수요가 늘어 났다. 때문에 GM은 GM대우차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라세티 프리미어 등의 생산라인을 활용, 톡톡히 재미를 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이 대우이름을 지우는 것은 일단 젊은 층을 향한 마케팅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성공적인 브랜드 교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투자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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