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감기에 걸리지도 않았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자신을 감추기 위해 연중 마스크를 착용하고 그래서 안심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군마(群馬)현 다카사키(高崎)시 고교 1학년 남학생(15)은 중학 2학년 때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처음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마스크를 하면 왠지 안심 돼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 남학생은 “마스크를 완전히 벗는 것은 밥 먹고 목욕하고 잠잘 때뿐”이라며 “체육시간에 달리기 할 때도 달릴 때는 벗지만 마치고 숨이 안정되면 얼른 주머니에서 꺼내 쓴다”고 말했다.
‘다테마스크’라고 불리는 이런 마스크를 착용하는 10대는 군마현뿐 아니라 일본 각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쿄의 탤런트학원에 다니며 모델을 꿈꾸는 고교 3학년 미쓰루(18)는 “학교에서 하루 종일 마스크를 하고 있다”며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할 수 있어 공부도 잘 된다”고 말했다. 시가(滋賀)현 중학 2학년 가나(14)는 “코 이하를 감추면 눈 작은 게 감춰지지 않을까 해서 마스크를 쓴다”며 중고생 사이에 휴대폰으로 얼굴사진 메일을 보낼 때 입주변을 가려 눈을 강조하는 것이 유행이라 실제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도 별로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다. 다테마스크로 늘 얼굴을 가리는 고교 2학년 여학생은 “쓰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지만 쓰면 남의 시선에 띄지 않아 안심된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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