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과 남북대화 등 핵심 사안에 관해 다른 목소리를 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발표된 공동성명 18항 한반도 관련 부분에서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영문 공동성명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한 중문 공동성명은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특히 북한 UEP에 관한 미국측 공동성명은 "미중 양측이 북한의 UEP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expressed concern)"고 밝혔지만 중국측 공동성명은 북한의 UEP에 대해 "관심을 표시했다(表示 關切)"고 밝혔다.
또 18항 중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기술하는 문장에서도 큰 뉘앙스의 차이를 보였다. 백악관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한반도 문제에 긴밀히 지속적으로 공동 노력하기로 하고, 양국은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sincere and constructive) 남북대화가 필수적인 조치(essential step)라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문 공동성명은 '남북대화가 필수적인 조치'라는 표현 대신에 '남북대화가 매우 중요한 일보(非常 重要的一步)'라고 기술했다.
한 중국 소식통은 "미중 공동성명의 기술이 각각 차이를 보이는 것은 양측이 한 용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각국에 편리한 표현을 쓰기로 양해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해석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북한 UEP 문제를 우려하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 완전히 동조하지 않은 것은 물론 남북대화의 중요성 등에서도 다소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중국의 태도는 북한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과 관련된 핵심 사안들에 대해 여전히 어정쩡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같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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