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창궐한 경기 여주군, 이천시, 양평군에 둘러 싸여 있는 경기 광주시가 꾸준히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 광주시는 동서(東西)로 성남에서 여주 이천으로 가는 통로이고, 남북으로는 양평과 여주를 잇는 중간에 있어 구제역이 퍼지기 쉬운 곳이다. 축산농가도 적지 않게 분포돼 있다.
그렇다면 광주시가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광주시는 자체 개발한 유산균 복합제를 조심스럽게 꼽는다.
시는 2007년 조 사료와 농후 사료를 섞어 숙성ㆍ발효한 섬유질 발효사료를 개발해 축산 농가에 보급해 왔다. 이 사료는 유산균에 의해 발효되는데 강한 산성을 띄는 낮은 pH 성분을 띄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pH7.2~7.6 사이에서 가장 활동성이 좋고, 기온이 4도 이하인 경우 pH6.7~9.5에서도 상당기간 살아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pH5 이하, pH11 이상에서는 급속히 사멸하는 특징이 있다. 대부분의 구제역 소독약이 산성을 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산균의 경우 pH3.6으로 강산성이어서 구제역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특효약이지만 가축들이 마실 수 있도록 물에 희석하면 낮은 pH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광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유산균 배양액에 구연산을 섞어 물에 200배 희석을 해도 유산균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pH4 이하의 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이어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인 지난해 12월 유산균에 구연산을 첨가한 '유산균 복합제'를 광주지역 우제류 농가에 보급했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이 유산균 복합제가 구제역과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병원성 대장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이달 11일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개발 과정에서 유산균 복합제가 낮은 pH를 유지해 구제역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광주지역 축산 농가 전체가 사실상 임상실험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허 획득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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