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걸작 ‘게르니카’가 마임과 이미지의 무대(사진)로 거듭난다. 그림 속 사물들이 발하는 무언의 절규가 마임공작소 판 단원들의 육체 언어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는다. 피카소가 그림 속에 다양한 음영으로 표현했던 이미지들은 그림자 연극 등의 영상으로 거듭나고, 파괴ㆍ해체되는 집안의 사물들은 조각난 오브제들로 살아난다. 그림 속의 비명 울부짖음 등 고통의 절규와 피카소가 남겼던 시 작품이 대본이라면 대본이다.
이번 작품은 극장 밖에서도 설치 작업의 형태로 이어진다. ‘게르니카’를 모티브로 배우들이 그린 그림, 피카소의 작품을 따라 배우들이 유리 도자기 등을 이용해 형상화한 작품 등을 극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구성ㆍ연출자 유홍영씨는 “10여년 전 전시회에서 이 그림을 본 후 전쟁은 계속 화두로 남아 있었다”며 “천안함 사태과 연평도 포격의 희생자들에 대한 진혼의 의미”라고 말했다. 탁월한 마임이스트이기도 한 유씨는 “양민들은 전쟁, 혹은 전쟁 같은 일상에서 일방적 피해자”라며 “이 무대는 그들을 위한 진혼곡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경렬 등 출연. 2월 8~27일 삼일로창고극장. (02)764_7462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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