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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첫 프랑스 오페라 워크숍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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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 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첫 프랑스 오페라 워크숍과 공연

입력
2011.01.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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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보다 언어, 뉘앙스 교육이 인상적이었어요.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나 프랑스인들이 느끼는 깊은 느낌에 대해 공부한 기회였어요.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해요.” 워크숍에 참가, 꼼꼼히 지적을 받은 소프라노 박세영(29ㆍ국립오페라단 아카데미)의 소감이다.

10~13일 오후 3~6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연습실에서 프랑스 오페라를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을 위한 워크숍이 처음으로 열렸다. 국립오페라단이 프랑스문화원과 공동으로 주최한 첫 ‘프랑스 오페라 워크숍’에는 소프라노 미레이유 들륑슈(49), 피아니스트 앙트완느 팔로크(42) 등 프랑스 오페라의 주도적 인물 둘이 프랑스 오페라 ‘목소리’와 ‘카르멜 수녀들의 대화’를 놓고 하루 20명의 학생들을 일일이 코치했다. 마스터클래스 진행자로서도 이름 높은 이들은 참가자들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응시하다 때로 “브라보”를 아끼지 않았다.

워크숍 바로 다음 날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렸던 프랑스의 현대 작곡가 프란시스 풀랑의 ‘목소리’ 실연 현장이 발 디딜 틈 없었던 것은 나흘 꼬박 강행됐던 워크숍 현장의 입소문 덕도 컸다.

이날 선착순으로 무료 입장한 관객들은 스크린에 실시간 투영되는 번역 자문을 보며 현대 오페라의 맛에 빠져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좀 전부터 너한테 전화로 거짓말을 하고 있거든. 15분 전부터 거짓말 중이야. 이제 기다릴 시간이 전혀 없다는 걸 아니까 (중략) 네 전화를 기다리느라, 전화기를 지켜보느라, 앉느라, 일어나느라, 왔다 갔다 하느라 나는 미쳐 버렸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의 심리 정황을 40분간 현대적 화성에 얹은 이날 작은 무대는 실존의 섬세한 주름이 어떻게 음악적 표현의 대상으로 거듭날 수 있나를 웅변한 자리였다. 강행된 일정 탓에 때마침 인후염에 걸려 고음부에서 가끔 콜록대던 들륑슈의 모습도 텍스트상의 지시처럼 느껴졌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자연스러웠다.

팔로크는 “프랑스 오페라는 재정적 문제에 직면, 공연 횟수가 줄어드는 바람에 사람들이 다양한 레퍼토리를 즐길 기회를 뺏기고 있다”며 “오페라가 젊은 예술이라는 사실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는 한국 학생들의 열의가 놀랍고 실력도 대단하다”며 한국 오페라의 앞날에 크게 기대하는 눈치였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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