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몰입교육은 영어로 수학, 사회 등의 교과목을 가르쳐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방식이다. 최초의 몰입학습은 1960년대 캐나다 퀘벡 지역에서 불어 학습에 도입됐는데, 이 프로그램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캐나다 전 지역 및 미국으로 퍼져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립 초등학교나 민족사관고등학교 등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몰입교육을 하게 되면 마치 모국어를 습득할 때처럼 자연스럽게 영어를 듣고, 말하고, 읽고, 쓰게 되므로 영어 노출량이 늘고, 습득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어린 나이에 영어몰입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실제로 부산 센텀초등학교의 경우 정규시간 외에 한 학기에 30시간, 1년에 총 60시간 영어 몰입교육을 하고 있는데, 교육 실시 이후 평가를 해본 결과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4개 영역에서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됐고, 더불어 수업에 대한 흥미까지 함께 증가했다. 이는 학생에게만 국한된 변화가 아니었다. 교사들 또한 수업진행에 대한 자신감이 늘었고, 실제 영어사용 능력도 향상됐다.
몰입교육은 전통문화에 대한 선호와 이해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성균관대 사교육정책중점연구소 윤유진 박사는 몰입교육을 받은 학생과 받지 않은 학생을 비교했을 때 모국어, 영어, 서양문화에 대한 선호도에는 차이가 없지만 전통문화에 대한 선호에 있어 몰입교육을 받은 학생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몰입교육 실시로 인해 아동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그러나 몰입학습 시작 연령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적인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학습자마다 처한 환경과 개개인의 특성이 다르므로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서 영어환경에 노출되는 강도와 시간 등을 조절하고, 학습자의 연령 및 인지수준에 적합한 교수법으로 접근해야만 효과적인 영어몰입학습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경기 구리시 도림초등학교에서는 세계 각 대륙에서 한 나라를 선택해 그 특징을 조사하고, 영어포스터를 만들어 해당 국가에 대해 영어로 설명하는 방식의 사회 몰입수업을 시행했다. 수업을 진행하기 이전과 이후, 학생들의 영어학습 선호도와 참여태도를 조사해보니 성적이 중간 이상인 학생들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한 반면, 하위권 학생들은 변동이 없었다. 즉 몰입교육이 취지나 방법은 좋지만 수업 자체를 알아듣지 못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없는 만큼 아이들의 성적 수준별로 다른 교수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일부 몰입수업에서는 학습자의 언어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을 다루거나 미국 교과 내용을 단순히 번역하여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도 문제다. 따라서 몰입교육을 할 때는 적절한 수준의 학습 내용 선별과 사전(事前) 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이외에도 진정한 몰입교육을 위해서는 수업뿐 아니라 조회, 특별활동 등 학습자들이 처한 모든 환경에서도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실 벽면을 활용해 영어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 전시로 끝나지 않게 하려면 최소 2주에 한번은 내용을 교체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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