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린이들은 운동경기나 발표회에서 잘못을 하면 행사가 끝난 뒤 모여서 반성회를 열곤 한다. 이번 CES에서 한국 기업에 영광을 빼앗긴 일본 전자업체 고위 관계자들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1'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뒤처지게 된 일본기업들의'반성회'와 같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의 일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중국의 언론이 내린 평가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씬랑왕(新浪網) 내 과학기술 전문 사이트인 씬랑커지(新浪科技)는 최근'일본기업 CES에서 집단반성'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CES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일본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들이 저마다 한국업체들의 부상을 얘기하면서 일본 전자업계에 대한 위기감을 토로했다.
도시바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전시장을 보면 득의만만한 표정으로 그냥 지나쳤다"며 "하지만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가면서 삼성전자 전시장은 굉장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모했고, 제품의 품질은 높아졌으며, 가격 경쟁력은 필적하기조차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가타야마 미키오 샤프 사장도 "원가효율성 측면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며 "일본업체들은 독보적인 기술 없이는 한국 업체들을 이기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기사는 이어 삼성전자가 평면TV 등 분야에서 일본을 뛰어넘는다는 적극적인 목표를 세워 일본업체들을 곤경에 처하게 했으며 2009년에는 소니의 2배인 77%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는 등의 업계 현황을 소개했다.
일본 투자자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일본 전자업계가 한국에 밀린 상황에서도 구조조정에 극히 인색하다는 점이라고 기사는 전했다. 일본 이치요시투자고문이 아키노 미쓰시게 수석펀드매니저는"일본 전자업체들이 진정으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구조조정과 합병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실현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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