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출된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 부부가 외국으로 도주하는 와중에도 수백억원 규모의 금괴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6일(현지시간) 정보기관을 인용, 벤 알리 전 대통령 부인인 레일라가 권력붕괴를 직감하고 외국 도주 직전 튀니지중앙은행에서 금괴를 인출했다고 보도했다. 레일라는 은행장이 금괴 인출 요구를 거절하자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은행을 찾기 전부터 재산을 빼돌리자고 했던 아내의 주장에 대해 벤 알리 전 대통령은 반대했었지만 이번에는 동의했다. 결국 이들은 금괴 1.5톤, 4,500유로(약 670억원)어치를 인출해 14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도주했으며 15일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튀니지중앙은행 관계자는 17일 AFP에 "금괴를 빼갔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금괴와 현금 모두 전혀 손대지 않은 상태"라고 르 몽드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레일라와 그의 친정인 트라벨시 집안은 23년 독재정권 동안 부패와 탐욕의 온상이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의 레일라는 1990년대 그의 친정 식구들을 요직에 배치했으며, 기업을 민영화할 때 명목상 가격으로 사들였다가 되팔고,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중개료를 받거나, 관세와 밀수를 모두 관여하는 등 온갖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위키리크스의 외교전문 폭로로 튀니지 국민에게 널리 알려졌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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