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장학금 지원을 받은 대학생들이 졸업 후 자신처럼 불우한 처지의 대학생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재단 지원으로 지난해 2월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던 지모(32)씨는 2009년부터 매달 1만원씩 기부를 해 오고 있다. 지씨는 2007년 아버지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마저 그 해 실직을 하면서 정상적인 대학생활이 힘든 상황이었다. 지씨는 2008년 복학 뒤 각종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등록금을 마련하며 대학을 다녔지만 수천 만원의 빚이 어깨를 짓눌렀다. 다행히 재단으로부터 한 학기 등록금에 해당하던 340만원을 지원받으면서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다. 현재 모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지씨는 “아직 빚이 500여 만원 남아있지만 ‘도움을 받았으나 조금이라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정이 나아지면 기부액을 늘려 매달 3만~4만원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유모(26ㆍ여)씨도 고교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대학 1, 2학년 시절을 아르바이트와 학자금 대출로 겨우 버텼다. 하지만 몸이 아픈 어머니가 식당을 접은 뒤 소득이 없어지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름다운재단의 장학금 지원을 받고서야 졸업할 수 있었던 유씨는 아직 취업을 못해 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지난해 1월부터 매달 3,000원씩 기부를 해 오고 있다. “올해 꼭 원하는 회사에 취직해 더 많이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장학금 지원을 받았던 학생들이 현금 기부뿐 아니라 결식아동돕기 캠페인 등에 자원봉사자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2009년부터 실직가정 대학생들에게 마지막 학기 등록금을 지원하는 ‘실직가정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총 76명에게 총 3억4,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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