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18일 라면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에만 34억개가 판매돼 국민 한 명당 평균 70여개를 먹는 '국민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 이에 따라 현재 농심과 삼양 등 4개 업체가 분점하고 있는 라면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이효율 풀무원식품 사장은 이날 "'이제는 생라면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신제품 '자연은 맛있다'를 출시한다"며 "라면시장에 돌풍을 일으켜 내년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풀무원이 선보인 제품은 기름에 튀긴 일반라면(유탕면)과 달리 생면을 바람건조공법으로 고온에서 단시간에 건조시킨 생라면. 스프도 합성착향료 등의 화학첨가물 대신 표고버섯, 무, 양파 등 자연재료를 사용했다. 칼로리 역시 일반라면보다 100Kcal 이상 낮고 기름은 90% 이상 적다는 게 풀무원측 설명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최근 두 달간 대형마트 등에서 시행한 테스트 결과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두부에 이어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측은 금명간 TV광고를 내보내기로 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유력 종합식품회사 중 한 곳인 풀무원이 라면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빠른 시간 안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데다, 웰빙과 친환경 등의 브랜드 이미지가 부각될 경우 소매가 1,000원 이상인 고급라면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풀무원이 내년까지 업계 3위 도약을 목표로 한 만큼 3,4위 업체와의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연간(2009년 4월~2010년 3월 기준)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업체별로는 농심이 68%로 시장점유율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가운데 삼양(13%)과 오뚜기(10.5%), 한국야쿠르트(7.1%)가 뒤를 따르고 있다. 풀무원이 목표 달성을 위해선 내년에 최소한 1,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풀무원측은 '유탕라면 vs 생라면' 구도가 형성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있는 고급라면 시장을 두고 신제품 출시 경쟁이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풀무원의 첫 출시작이 이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고, 한국야쿠르트도 "올해 고급면 시장에 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농심은 이미 '후루룩 쇠고기짜장면' 등을 출시한 상태다.
업체들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농심 관계자는 "풀무원 제품이 2007년에 우리가 출시한 건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도 "향후 시장변화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측도 "우리 제품과 겹치는 부분은 없지만 풀무원이 철저한 준비 속에 라면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만큼 시장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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