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재스민 혁명으로 축출 당한 엘아비디네 벤 알리(74) 전 튀니지 대통령은 23년 간 튀니지를 철권 통치해 온 독재자였다.
직업군인이었던 그는 1987년 총리에 오른 뒤 무혈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했다. 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뒤 종신 대통령까지 올랐던 하비브 부르기바를 밀어낸 그는 집권 초기에는 국민 지지를 받았다. 취약계층을 위한 기금과 사회보장시스템 창설로 중산층 지지도 얻었다. 종신 대통령을 없애겠다고 공언도 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언론과 군대를 통제하면서 야당을 억압했다. 부인과 사위 등 친인척들이 국가의 주요 기업체, 은행을 장악했다. 94, 99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2002년 75세까지 누구나 재당선될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실상의 종신제 개헌을 실시했고, 2009년에는 5선 연임에 성공했다.
인권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벤 알리 정부가 반대세력을 탄압하고 수백명의 정치범을 투옥했다고 비판했다. 튀니지는 경찰이 인구 70명당 1명 꼴일 정도의 사실상 경찰국가였다. 정보부 산하에 인터넷부를 두고 국민들의 인터넷 사용을 통제했다. 일부 서구 언론과 시민단체는 그를 조지 오웰의 소설 속 '빅 브라더'로 묘사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지난해 12월 시작된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에 굴복, 사우디아라비아로 도망치듯 떠나야 했다.
정상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