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채광이 끝난 경기 광명시 가학폐광산이 대규모 동굴관광지로 개발된다. 광명시는 가학동 폐광산 일대를 동굴체험과 탐방 등이 가능한 가칭 '동굴월드'로 조성하기 위해 곧 안전성 검토 용역을 발주한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올해 예산안에 폐광부지 매입 등을 위해 42억원을 확보했다. 그 동안 가학폐광산 개발 필요성은 제기됐지만 관련 예산이 수립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부지 면적이 34만2,700㎡인 가학폐광산은 깊이 270여m에, 갱도 길이는 7.8㎞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1972년까지 아연, 은 등을 채광했다. 부지는 아직까지 개인 소유라 시는 지난해부터 매입을 협의 중이다. 시는 2월 안에 토지 소유권을 확보해 2㎞ 정도인 수평 갱도를 우선 정비해 탐방코스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민자 유치 등을 통해 레일바이크, 공연장, 건강 숲, 보트체험 시설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도의 의뢰로 '휴·폐광산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가학폐광산이 체험형 관광지로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폐광산 부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라 국토해양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고, 안전진단과 민자 유치 등에도 시간이 필요해 시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잡고 있다.
울산의 자수정동굴 등 전국적으로 동굴이 주제인 관광지가 몇 곳 있지만 수도권에는 아직 이렇다 할 동굴관광지가 없다. 시는 가학폐광산이 동굴월드로 거듭나면 수도권 유일의 동굴관광지로 시 경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KTX 시발역으로 지어졌지만 KTX가 영등포역과 수원역에 정차하면서 타격을 입고 있는 광명역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명역에서 가학폐광산까지는 차로 10분 거리로, 시는 장기적으로 광명역까지 연결되는 케이블카 설치도 고려 중이다. 시 관계자는 "암석 자체가 단단해 여태까지 한번도 무너진 적은 없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 철저한 진단 뒤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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