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원 8명이 승선한 선박이 15일 또 다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사태 해결을 지시했고, 정부는 선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을 피랍 해역에 급파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인 삼호주얼리호가 15일 낮 12시40분께(한국 시각) 아라비아해 입구에서 해적에게 피랍됐다. 선박은 몰타 선적의 2만톤급 벌크선으로 당시 1만6,000톤의 화학물질을 탑재하고 있었으며 이 배에는 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 미얀마인 11명 등 총 21명이 타고 있었다. 이 배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스리랑카로 이동 중에 피랍됐는데, 피랍 지점은 오만과 인도 사이 인도양 북부의 아라비아해 입구(북위 22˚,동경 64˚ 지점)이다.
정부는 외교통상부에 재외동포영사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삼호주얼리호 피랍 대책본부’와 주 케냐 대사관에 케냐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현장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6일 “삼호해운측이 선장과 한 차례 통화했는데 선원들이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적의 심리전에 말리지 않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에 들러 피랍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최선을 다해서 피랍 사태가 해결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국가위기관리실은 이날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소속 4,500톤급 구축함인 최영함이 삼호주얼리호를 향해 기동 중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랍 해상은 청해부대의 작전해역인 아덴만 해역으로부터 2,000Km 떨어진 지점으로, 최영함이 피랍 선박에 근접하는 데는 최소 이틀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피랍 사건은 지난해 4월 인도양에서 납치된 원유 운반선인 삼호드림호 선원 24명이 피랍 7개월만인 11월 석방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발생했다. 삼호드림호와 삼호주얼리호는 모두 삼호해운 소속 선박이다. 당시에도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 이순신함이 급파됐지만 선원 안전 등을 위해 진압 작전에 나서지 않았고 해적들은 인질 몸값으로 약 1,000만 달러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케냐 해상에서 조업하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금미305호(한국인 2명 승선) 사건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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