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신묘년 새해를 축제 분위기로 시작했다. 창립 50년 만에 첫 공채 출신의 은행장을 맞이했기 때문. 조준희 신임 행장은 1981년 기업은행에 행원으로 들어와 30년 만에 은행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은행에 내걸린 '우리는, 선배님이 자랑스럽습니다'는 플래카드는 임직원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특히 조 행장은 취임 직전까지 전무직을 맡으며 녹색금융 및 사회공헌 활동 사업을 진두지휘해온 터. 그의 취임으로 그 동안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공헌 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녹색금융은 조 행장이 기업은행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분야다. 지난달 29일 취임사에서도 "기업은행이 산업경쟁력의 원천인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은 물론 녹색산업이 금융의 신수종사업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기업은행은 금융권에서 '녹색금융의 전도사'로 불린다. 정부가 녹색성장을 내세우기 전부터 녹색 금융상품을 선보였고, 98년 정부가 저탄소ㆍ녹색성장 전략을 국가적 과제로 정한 이후엔 국내 은행 중 가장 활발하게 녹색관련 신상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말까지 기업은행이 녹색관련 사업 부분에 투자하는 기업과 개인에 빌려준 돈만 2조3,000억원 가량. 국민, 우리, 신한은행 등 이른바 '빅3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녹색기업을 대상으로 대출한도와 금리를 우대해주는 'IBK녹색기업대출'은 기업은행의 대표적인 녹색 금융상품. 녹색성장산업 관련 기업에게 시설자금의 90%를 지원해주는 대출이다. 기술보증기금(기보)의 기술평가 등급에 따라 신용대출은 최대 1억원, 담보대출은 최대 10억원까지 지원해 준다. 대출 취급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기보의 기술평가등급 인증서를 받으면 신용분석을 생략하는 등 대출절차도 간소화했다.
지난해 3월 선보인 녹색부동산담보대출도 주목할 만한 상품. 이는 에너지 소비량이 적은 건축물을 보유한 개인과 기업고객을 우대하는 상품으로, 녹색부동산 인증 등급에 따라 기존 담보대출보다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준다.
은행 경영에도 친환경ㆍ녹색성장을 접목했다. 지난해 3월 경기 안산 시화공단 지점을 친환경 영업점인 '에코브랜치(Eco-Branch)'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태양광발전설비로 전기를 공급하고, 에너지 낭비소비가 적은 발광다이오드(LED)로 조명을 교체하는 등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였다. 또 기업은행이 출시하는 모든 상품에 탄소배출량을 표시해 고객들이 알 수 있게 하는'탄소성적표시인증제'를 실시키로 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에 1회 사용시 배출되는 탄소량을 표시해 고객 주도의 친환경 소비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것.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기업은행은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한 '글로벌녹색경영' 대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국책은행으로서 우리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보듬어 주는 사회공헌활동도 기업은행이 중점을 두는 분야다. 실제 지난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여파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당기순익의 10%가 넘는 736억원을 사회공헌활동 비용으로 썼을 정도다.
이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은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기업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일자리 부족이 심각하자, 우량중소기업과 청년 구직자들을 연결시켜주는 무료 취업포털 '잡월드'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 잡월드는 지금까지 취업인원 2만5,000여명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 중소기업 전문 취업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함께 고용을 늘린 중소기업에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일자리창출기업대출'도 실시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직원들이 급여에서 일정액을 십시일반으로 내 만든'IBK사랑나눔기금'은 전 세계 빈곤국의 아동들을 돕는데 사용된다. 2008년부터는 11개 빈곤국 아동 547명과 기업은행 지점이 1대1 결연을 맺고 있으며,'한국 컴패션'에서 추천한 빈곤국가 아동 547명에게는 1인당 월 3만5,000원씩 3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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