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차별화 장세이다. 흔히들 니프티-피프티(Nifty-fifty)장세라고 하는데 올해 나타날 차별화는 니프티-포티(Nifty-forty)나 니프티-써티(Nifty-thirty) 쯤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차별화 장세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3회에 걸쳐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증시에서 일어나는 가장 일반적인 현상 중 하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종목은 대개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이 매입하는 종목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월등하다.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이상을 개인이 점유하는데도 주가에는 반대의 영향을 미친다니 무슨 이유 때문일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주문 행태이다. 통상 개미들은 지정가 주문을 낸다. 현재가에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가격에 사자 또는 팔자 주문을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가 1만원짜리 종목의 경우, 팔고 싶어하는 개미들은 1만100원-1만200원-1만1,000원 등 현재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자 주문을 내놓는다.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고 싶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고 싶어하는 개미가 있다면 사자 주문은 9,900원-9,800원-9,500원 등 이렇게 낮게 내놓는다. 결국 시세판에 사자/팔자 호가에 쌓여 있는 물량들은 대부분 개미들의 사자/팔자 물량이다.
기관이나 외국인은 대규모 거래를 해야 하는 특성상 어떤 원하는 가격에 일일이 주문을 낸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대개 매매 수량만 지정해주고 가격은 지정하지 않고 주문을 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증권사 법인브로커에 전화를 걸어 '삼성전자 5만주 오늘 평균가 매수' 이런 형식이다. 주문을 받은 법인브로커는 어떻게 이것을 체결시킬까? 싸게 매입하면 좋겠지만, 하루 종일 호가를 보며 낮은 가격에 체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하다 자칫 매수 주문을 다 실행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 따라서 기관/외국인의 주문은 대개 기계적으로 행해진다. 현재가에 대놓고 기다리는 법도 없다. 현재가보다 높은 호가에 물량이 충분히 있을 경우 가격을 올려서 주문을 내고 체결시킨다.
자 이제 정리해 보자. 현재가 1만원에 1만100원 팔자, 1만원 사자 이렇게 시세가 형성이 돼 있다. 팔자/사자 호가 대부분은 개인 물량이다. 기관의 주문을 받은 브로커가 1만100원에 팔자 물량이 1만주 쌓여 있는 것을 보고 1만주 사자 주문을 체결시킨다. 현재가는 1만100원으로 상승하고 호가는 1만200원 팔자, 1만100원 사자로 바뀐다. 이때 매수는 기관, 매도는 개인으로 나타난다. 결국, 가격 상승→기관 매수/개인 매도의 거래가 형성된다. 이런 매매가 하루 종일 반복되면 기관이나 외국인이 당일 순매수한 종목은 상승하고 개인은 해당 종목에서 순매도로 나타난다. 기관이 팔 때도 마찬가지다. 개인들의 사자 호가에 체결시켜 버리기 때문에 주가 하락→기관 매도/개인 매수의 거래가 형성된다. 때문에 개인들이 매수하는 종목은 아니 '매수되는' 종목은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제 왜 기관이나 외국인이 매수하는 종목이 상승하고 개인이 매수하는 종목은 떨어지는지 원인을 알았다. 다음 번에는 개미들이 기관과 외국인의 이런 매매행태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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