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헌릉로를 사이에 둔 이웃인 KOTRA와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손을 맞잡고 잇따라 해외 조달 시장 수출 계약을 따냈다.
16일 KOTRA에 따르면 기아차가 한국 자동차 업계 최초로 국제적십자사(ICRC)에 스포티지 3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중요한 것은 4,400대의 차량을 운용하는 적십자사는 앞으로 5년 동안 해마다 600대 규모의 차량을 교체할 때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기아차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점. 이 경우 공급가격은 최대 연 2,000만 달러에 달한다.
국제적십자사는 이번 계약에서 스포트지의 독특한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분쟁지역에서 적십자사 차량은 군용으로 오해 받아 공격 받는 사례가 많았다. 반면 스포티지는 눈에 확 띄는 디자인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것. 품질과 성능도 유럽차나 일본차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KOTRA측은 전했다.
기아차의 적십자사 남품 성공에는 KOTRA의 뒷받침이 큰 역할을 했다. 스위시 취리히의 KOTRA 한국비지니스센터(KBC)는 지난해 8월 적십자사의 차량 교체 계획을 입수한 뒤, 한국차의 평가자료를 적십자사에 제시하는 등 한국차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시험 도입을 설득했다.
KOTRA는 기아차측에 적십자사 조달을 위한 전담부서 설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기아차는 수출기획부에 조달 전담요원을 배치해 적십자사에 부품 공금과 사후서비스(AS)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현대차가 KOTRA와 협력을 통해 국내 최초로 국제연합(UN) 조달국과 1,500만 달러 규모로 상용버스 납품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우기훈 KOTRA 전략사업본부장은 "KOTRA 같은 정부기관이 국제기구와 현지에서 맺은 네트워크가 우리기업의 조달시장 개척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면서 업계가 적극적으로 KOTRA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KOTRA는 뉴욕, 워싱턴, 런던 3곳의 해외조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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