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가장 큰 나라 수단이 남북으로 분리되는 국민투표가 15일(현지시간) 90% 이상의 투표율을 보이며 마감됐다. 22년간 피로 얼룩진 내전 끝에 평화롭게 결별하는 역사적 투표를 통해 남수단은 유엔의 193번째 신생국으로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16일 dpa통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칼릴 국민투표위원회위원장은 2월 6일께 개표결과가 공표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남부의 분리독립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분리독립의 유일한 걸림돌은 필요 투표율 60%뿐이었고, 이 수치는 투표 나흘째인 12일 이미 넘어섰기 때문. 독립 찬성은 압도적이다. 개표를 참관중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분리 찬성 표가 만장일치에 가깝게 나오고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9일부터 일주일간 남부 수단 2,600곳 투표소에서 남부 유권자 393만 명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남부 주민은 벌써 축포를 터뜨리는 분위기다. 네 아이의 엄마인 메리 아통(45)은 15일 AP통신에 "독립을 쟁취하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마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도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남부 수단이 독립하게 되면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수단은 이슬람교도를 믿는 아랍계 중심의 북부와 기독교와 토착종교를 믿는 비아랍계인 중심의 남부 사이에서 오랜 갈등을 겪어왔다. 남부 수단은 유전의 70%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아랍계 수단 정권의 불균형정책으로 남부가 크게 낙후됐다는 깊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22년에 걸친 내전으로 수단은 200만 명의 목숨을 잃었다. 이번 분리 투표는 2005년 수단정부와 남부 반군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이 평화협정에 따라 실시됐다.
그러나 분쟁의 소지는 아직 남아있다. 남북 주민이 섞여 거주하는 남북 경계지역 아비에이는 8일 부족간 유혈충돌로 30여명이 사망하는 등 전운이 감돌고 있다. 유전을 가진 아비에이 지역은 남북 모두 포기하지 않고 있어 아직 국경획정문제가 타협되지 않은 상태이다. 380억 달러에 달하는 외채를 남북 측이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