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하버드 법대 여성 최초의 아시아계 종신교수가 된 석지영(37ㆍ미국명 지니 석) 교수가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선정한 '자랑스러운 한인상'을 받았다.
미주한인의 날을 기념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월러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석 교수와 함께 서남표(74)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박윤식(71) 조지워싱턴대 교수 등 3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미주한인의 날은 1903년 첫 한국이민자들이 미국땅을 밟은 날을 기념해 지정됐다.
1979년 6살 때 부모를 따라 뉴욕 퀸즈로 이민한 석 교수는 범죄, 가족법에 관한 저서와 논문이 높게 평가 받아 30대의 젊은 나이에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직에 오른 성공스토리를 일궈냈다. 그는 "어릴 적 새롭고 낯선 환경에 던져져 적응했던 경험이 삶을 발전시켜온 원동력"이었다고 회고했다.
석 교수는 "쉬지 않고 혼자 재잘거리는 아이였지만 미국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언어문제로 한마디 말도 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매일매일 겪고 또 극복해가는 이러한 경험이 나에게 삶을 헤쳐가고 사물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석 교수의 초등학교 첫 친구들은 요르단, 이스라엘, 멕시코, 일본 등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대다수였으며 이들로부터 전쟁, 망명, 추방, 재건, 생존 등을 이해하고 미국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는 법을 터득했다.
엄마로부터 '책을 읽어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고, 책 찾는 방법과 스스로 보고 싶은 책을 찾는 요령을 깨쳤다는 석 교수는 "법학자의 길을 걷게 된 성장과정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소개했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딴 후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석 교수는 "자신보다 앞서 살아간 사람들 중에서 멘토를 만드는 것이 그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열쇠"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를 비롯, 한나라당 전재희 이성헌 차명진 윤상현 조해진 현기환 유일호 창조한국당 이용경 미래희망연대 윤상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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