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올 들어 첫 지급준비율(지준율) 인상을 단행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과열이 새해에도 지속되자 중국 통화당국이 연초부터 출구전략에 나서고 있다.
인민은행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 등 모든 예금기관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적용시기는 20일부터다. 이번 조치로 공상은행과 건설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등 4대 은행에 적용되는 지준율은 19.5%로 상향 조정된다. 이는 사상 최고기록이다. 기타 대형은행도 19%가 적용된다.
중국의 이번 지준율인상은 최근 2개월 동안 4번째다. 이처럼 잦은 지준율 인상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지난 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1%였다. 28개월만에 최고치다. 지난 해 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직접 시장에 개입하는 물가 통제정책을 내놓는 등 정부의 조치로 물가상승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올들어 광시(廣西), 구이저우(貴州) 등 남부 지역 한파로 농식품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월간 CPI 상승률은 6%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로이터의 설문조사에서는 중국의 지준율이 6월 20%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의 예상도 나왔다.
인민은행은 지난 해 12월 통화정책을 '적절하게 느슨한' 기조에서 '신중한' 기조로 바꾼 뒤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거품을 겨냥한 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해 중국은 지준율을 총 6차례 인상했으며, 2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이 앞으로도 추가 긴축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렌핑 교통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춘제 연휴 전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고 1분기 중에 한두차례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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