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이 105-107로 뒤진 2차 연장 종료 4.2초 전. 상대 파울로 자유투를 얻어낸 삼성의 헤인즈는 1구를 성공시킨 뒤 2구째를 일부러 실패했다. 벼락같이 달려들어 리바운드를 잡아낸 강혁이 멋지게 골밑슛으로 화답했다. 삼성의 '자유투 실패'작전은 성공으로 끝나며 경기는 3차 연장으로 접어드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삼성 벤치와 선수들의 환호도 잠시. KCC 임재현이 단독 드리블에 이은 돌파로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넘어지며 쏜 슛은 그대로 백보드를 맞고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전 버저비터.
KCC가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11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대혈투'끝에 서울 삼성을 109-107로 제압했다. 6연승의 휘파람을 분 KCC는 최근 15경기에서 무려 13승(2패)을 쓸어 담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며 공동 4위이던 삼성마저 끌어내리고 단독 4위까지 올라섰다. 시즌 18승(13패)째. 반면 삼성은 3연패로 주춤하며 5위로 내려앉았다.
말 그대로 '접전'에 '혈전'이었다. 4쿼터까지 84-8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1차 연장전에서도 공방을 거듭하다가 92-92로 마쳤다. 2차 연장의 '히어로'는 KCC의 백업요원 강은식이었다. 추승균의 5반칙 퇴장으로 투입된 강은식은 96-96으로 맞선 종료 2분58초 전 천금 같은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자유투 2개까지 모두 성공시키며 무게 중심을 끌어 왔다. 이어 KCC는 전태풍의 자유투와 중거리슛을 묶어 104-99까지 달아났으나, 삼성의 막판 파울 작전에 고전한 끝에 '드라마'를 연출해냈다.
KCC의 추승균은 4쿼터 4분39초 중거리슛으로 통산 프로농구 역대 3번째 9,300점을 돌파했다. 이날 기록은 15점. 하승진도 경기 막판 결정적인 자유투를 수 차례 성공시키는 등 24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부산 KT가 한국인삼공사를 94-74로 대파했다. 5연승을 질주한 KT는 23승8패를 기록하면서 인천 전자랜드(22승8패)를 0.5경기 차로 밀어내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22일부터 이어진 원정경기 8연승도 이어가며 이 부문 팀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을 세웠다. 반면 2연패를 당한 인삼공사는 꼴찌 대구 오리온스에 승차없는 9위로 떨어지면서 2009년 11월1일부터 KT전 10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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