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식 지음
21세기북스 발행ㆍ312쪽ㆍ1만4,000원
"사장이 회의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사기로 만든 재떨이를 나에게 집어던졌다. 날카로운 파편들이 양복 윗도리 소매에 박혔다. 파편은 양복과 와이셔츠를 찢고 들어와 손목에 약간의 상처까지 입혔다."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로 유명한 나우콤 문용식(51) 대표가 자서전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를 통해 20여년 동안 바닥부터 계속해 온 직장 생활과 기업 경영의 후일담을 털어놨다. 꾸준함을>
격변의 산업계에서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하는 직장인이라면 문 대표의 경험담이 귀감이 될 수 있다. 문 대표는 "재떨이 양주잔이 날아와도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소신이 직장 생활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문 대표는 1999년 삼보그룹이 나우콤을 인수한 뒤 두루넷과의 통합을 검토하자 이는 나우콤의 나우누리, 두루넷 브랜드 양쪽 모두를 죽이는 결정이라며 반대했던 일도 소개했다.
그가 제시한 직장 생활의 원칙들 역시 귀담아 들을 만 하다. 문 대표는 급변하는 IT업계에서 살아남는 비결로 "제안서만 보고 즉석에서 결정을 내려라. 인프라 매뉴얼 인사시스템까지 통째로 바꿔라" 등 과감한 의사결정을 강조한다. "남아서 문제의 해결에 도전하라. 10년 동안 한우물을 파라" 등 전통적 성실성도 직장인의 성공 원칙임을 강조한다.
책에는 문 대표가 최근 트위터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마트 피자 출시 및 기업형슈퍼마켓(SSM) 확대를 놓고 설전을 주고받았던 일에 대한 감정도 들어 있어 관심을 끈다. 문 대표는 "이분, 분노가 참 많으시네요. 아무리 왼쪽에 서 계셔도 분노는 좀 줄이도록 하세요, 사회가 멍듭니다"는 정 부회장의 공격에 "정 부회장님,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하지요. 사회가 멍든 건 소시민의 분노 때문이 아니라 재벌 대기업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탐욕과 부패 때문입니다"고 응수해 트위터계의 용자(勇者) 소리를 들었다.
또 학생운동을 하다 5년 이상 수감됐던 일도 자세히 언급돼 있다. 그는 1980년대 서울대에서 학생운동을 주동하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고 5년 이상 수감 생활을 했다. 그는 "함께 치열하게 운동하던 동료나 후배들 중에는 고시 공부에 매달리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공무원이 되는 게 어쩐지 불편했다"고 기업에 입문한 계기를 설명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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