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차남이 서울대 로스쿨에 부정 입학했다'고 주장한 것이 하루 만에 근거 없는 허위 폭로로 밝혀지자 이 의원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이 14일 사과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날 이 의원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도 함께 내는 등 강경 대응을 했다.
이번 사태로 정치권의 '묻지마 폭로전'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야가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일단 터뜨리고 보자"며 의혹들을 제기하는 것이 당장은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정치권의 위엄과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확한 사실 관계가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을) 발표해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렸다"면서 "당으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공개 사과했다.
13일 "제보가 확실한 내용"이라며 이 의원을 거들었던 박지원 원내대표도 "앞으로 제보를 받고 확실한 조사가 이뤄지고 물증이 있을 때만 공개하는 계기와 귀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스스로 조사해보지 않은 채 공개 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제 불찰"이라며 "안 대표와 가족, 서울대 로스쿨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전날 예고했던 대로 이 의원과 박 원내대표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는 한편 조만간 두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사건을 이 의원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면서 "저질 폭로 정치, 정치 공세를 가장한 인신 공격을 뿌리 뽑기 위해 법적 절차를 그대로 밟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직전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 폭로는 없어져야 한다"며 "그것이 얼마나 큰 상처와 피해를 주는지 알아야 한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집사람은 드러누웠고 어제는 아들을 위로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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