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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책임한 폭로정치 이제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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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책임한 폭로정치 이제는 그만

입력
2011.01.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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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아들의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가 하루 만에 공식 사과했다. 확인해 보지 않고 공개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불찰이라며 "안 대표와 가족, 서울대 로스쿨 측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4선 중진의원으로 '바른 말하는 야당 리더'를 자처하는 그로서는 큰 망신이다. 지난해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비리 사건 때 대포폰 제공 등 구체적 근거를 잇따라 제시하면서 쌓았던 성가에도 큰 흠집이 생겼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로 한창 기세를 올리던 민주당이 이번 헛발질로 입은 타격도 적지 않다.

권력 견제와 감시 차원에서 야당이 비리 제보를 토대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또 실체적 진실에 접근이 제한돼 있다는 점에 비춰 그런 의혹 제기에 엄격한 근거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제보 내용을 확인해 보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무책임하게 폭로하는 것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 권력에 대한 감시 역할도 중요하지만 관련된 기관이나 인사들의 명예와 인권도 마땅히 보호 받아야 한다..

이 의원의 의혹 제기는 집권당 대표의 도덕성이 걸린 문제일 뿐만 아니라 서울대의 공신력,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었다. 당연히 확인이 필요했고 학교측에 알아보려 했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스스로 인정했듯이 전혀 노력을 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과, 의총에서 이 의원의 폭로를 거들었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 의원이 사과했지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엄정한 조사를 통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는 게 당연하다. 이를 통해 무책임한 폭로정치의 구태를 뿌리뽑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한나라당도 무책임한 폭로정치에 관한 한 이 의원의 행태보다 결코 못하지 않았던 과거를 겸허하게 돌아보고 자중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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